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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짓는다고 저희 아버지 산소를 파헤쳐 버렸습니다"

전남 해남에 사는 정모(49)씨는 지난 10일 아버지 등 가족묘 4기가 없어져 버린 황당한 광경에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선친 등 4기의 가족묘가 사라져 버렸습니다."


전남 해남에 사는 정모(49)씨는 지난 10일 아버지 등 가족묘 4기가 없어져 버린 황당한 광경에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해남읍 해리 해남경찰서 인근 산소에 모신 부친을 비롯한 할아버지, 할머니, 작은아버지 등 묘 4기가 사라져 버린 것이다.


정씨는 16일 "부친은 돌아가신 지 2년밖에 안 됐다"며 "선친에게 이런 황망한 일을 겪게 해드려 죄스럽기만 하다"고 말했다.


박모(43·해남읍)씨도 같은 날 아버지 묘가 사라져 버린 사실을 확인했다.


박씨는 "묘지 주변에서 아파트 터 닦기 공사가 한창이어서 혹시 묘가 잘못될까 봐 전날 작업자들에게 조심하라고 당부까지 했는데 묘를 파헤쳐버렸다"며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고 분개했다.


정씨는 "이번에 사라진 묘가 총 19기에 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씨와 박씨 등은 무단으로 파묘를 한 H건설사를 지난 14일 경찰에 고소했다.


이번 사건은 H건설사가 아파트를 짓기 위해 묘지 주변 등을 포함해 인근에 터를 닦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H사 관계자는 "터 닦기 과정에서 작업자들이 정씨 가족묘를 이장 대상 묘로 오인, 실수로 파묘를 했다"고 잘못을 시인했다.


이 관계자는 "파묘한 4기의 유골은 인근에 안장해둔 상태"라며 "정씨 가족과 협의해 묘를 원상복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실수로 파묘한 봉분은 4기 외에 5기가 더 있는 것으로 파악됐고 추가 봉분이 있는지 확인하겠다"며 "우리 실수인 만큼 유가족들과 협의해 원만한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설명했다.


H사는 이곳에 2019년 준공 예정으로 380가구분의 아파트 신축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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