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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뇌신경 척수염 장병 한달간 방치…한때 심정지

지난 1월 육군에 입대해 행정병으로 복무하던 병사가 야외 훈련 후 감기 증세를 호소했으나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증세가 악화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 연합뉴스

가족 "체중 11㎏이나 빠졌는데…부대는 '나 몰라라'"

70여 일째 입원 치료 중 한때 '심정지' 

지난 1월 육군에 입대해 행정병으로 복무하던 병사가 야외 훈련 후 감기 증세를 호소했으나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증세가 악화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하지 마비 증세를 보이고 나서야 민간병원으로 옮겨진 이 병사는 '뇌신경 척수염' 진단을 받아 입원 중이며, 한때 심정지 상태까지 이르는 등 70여 일째 병마와 싸우고 있다. 

16일 육군 36사단과 이 부대 소속 서모(21) 일병의 가족 등에 따르면 서 일병은 지난 6월 말께 소속 부대의 예비군 야외 훈련에 인솔 병사로 참가했다가 몸살과 미열 등 감기 초기 증상과 유사한 증세를 호소했다.
 
그러나 행정병 업무가 많아 의무실도 가지 못한 채 민간 약국에서 구입한 감기약을 먹은 것이 전부였다는 게 가족들의 주장이다.

지난 1월 7일 춘천 102 보충대를 통해 입대한 서 일병은 지난 2월 육군 36사단 예하 태백지역에 주둔하는 부대에 배치, 줄곧 행정병으로 복무했다.

이후 서 일병은 증세가 좀처럼 호전되지 않은 데다 양쪽 허벅지 안쪽의 가려움 증세가 더욱 심해지자 한 달여 만인 지난 7월 31일 국군 강릉병원에서 첫 외진을 받았다. 

이때도 서 일병은 '특별한 이상이 없다'는 군의관의 진단에 따라 감기약만 처방받았다. 

결국 서 일병은 이튿날인 지난 8월 1일 하지 마비 증세를 보여 부대와 가장 가까운 민간병원인 태백 중앙병원으로 옮겨져 MRI(자기공명영상)를 촬영한 끝에 '척수염 의증' 진단을 받았다. 

당시 부대로부터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을 전해 들은 가족들은 서 일병을 강릉 아산병원으로 옮겼으며 사흘 뒤인 지난 8월 3일 서울 아산병원으로 이송했다. 서 일병은 이곳에서 '뇌신경 척수염' 진단을 받았다.

서 일병의 어머니 원모(54)씨는 "민간 병원으로 옮겨지고 나서 처음 찾아갔는데 그때 이미 하반신 마비 증세를 보일 정도로 악화한 상태였다"며 "아들의 체중이 한 달 만에 11㎏이 빠졌는데도 부대에서는 나 몰라라 했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토로했다. 

이어 "민간병원으로 옮겨진 이후 70여 일째 치료 중인데, 지난 14일에는 한 때 심정지 상태까지 갔다가 겨우 의식을 되찾았다"며 "초기 증세 때 제때 치료를 받았더라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해당 부대 측은 "서 일병이 감기 증세를 호소했기 때문에 단순 감기인 줄 알았다"며 "같은 부대원조차도 서 일병이 크게 아프다고 얘기한 적을 듣지 못해 잘 몰랐던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또 "서 일병의 증세가 크게 나빠진 것은 지난 7월 말이었고, 이때부터는 부대에서도 치료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했다"며 "병사의 부모가 제기한 초기 대응이나 군 의료체계에 문제가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감찰조사에 착수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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