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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롯데월드 사전개방…안전성 의문 완전해소는 안돼

123층까지 소방차가 올라가지 못할 텐데 어떻게 고층부 화재를 진압하느냐는 한 시민의 질문에 방재센터 관계자는



6∼16일 저층부 일반 시민에 개방, 투어 진행


참여 시민 "좋은 것만 보여주는 투어"·"새로운 명소 기대"

추석 연휴 첫날인 6일 시민들이 서울 송파구 제2롯데월드를 찾았다. 서울시가 이날부터 16일까지(8일 제외) 제2롯데월드 저층부를 일반 시민에게 사전개방(프리오픈, pre-open) 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시민들은 초고층 건물과 잘 꾸며진 고급 쇼핑몰이 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수박 겉핥기'에 그친 이번 방문으로 안전에 대한 확신은 하지 못했다.

6일 오전 10시 투어에는 남녀노소 시민 80여명이 참여했다. 제2롯데월드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관심을 반영하듯 송파구민이 상당수였다.

롯데가 홈페이지와 현장 홍보관에서 예약을 받아 진행하는 투어는 안전 홍보 영상을 관람한 뒤 애비뉴얼, 쇼핑몰, 시네마, 수족관, 종합방재실을 1시간가량 둘러보는 프로그램으로 짜였다. 

홍보 영상에서는 제2롯데월드 건축 과정을 상세하게 보여주고 싱크홀, 비행안전 등 그동안 일었던 논란을 짚으며 안전에 문제가 없음을 강조했다. 영상 관람 후 롯데 관계자가 직접 주차예약제, 주차요금할증제 등 교통 수요관리 대책을 설명했다. 

이어 시민들은 까르띠에, 불가리, 에르메스, 샤넬 등 으리으리한 명품 매장이 양옆으로 펼쳐진 애비뉴엘을 1층부터 6층까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면서 구경했다. 

애비뉴엘 6층에서 바깥으로 통하는 다리로 건너가 다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면서 음식점 등이 들어선 쇼핑몰, 롯데시네마, 수족관을 차례로 둘러봤다.

투어는 지하1층 롯데월드몰 종합방재센터에서 화재대응훈련 시연을 보는 것으로 끝이 났다. 

123층까지 소방차가 올라가지 못할 텐데 어떻게 고층부 화재를 진압하느냐는 한 시민의 질문에 방재센터 관계자는 "각층에 안전요원이 있어 화재에 즉시 대응할 수 있다"라고 답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3일 제2롯데월드 저층부의 임시사용 승인 여부를 결정하기 전 시민에게 건물을 사전개방해 안전 점검과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롯데 측도 이날 투어에 들어가기에 앞서 현장 안전성을 직접 체험할 기회를 시민에게 제공하려는 취지로 건물을 공개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직접 현장을 눈으로 본 많은 시민은 제2롯데월드가 새로운 지역 명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정작 안전성에 대해서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개방한 공간이 고급스럽게 꾸며놓은 저층부 쇼핑몰 일부에 한정돼 실제로 안전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기는 어려웠기 때문이다.

송파구에 20년 거주한 정덕영(53)씨는 "쇼핑몰을 둘러본 것은 안전 체험과는 그다지 관계가 없고 고급스럽고 멋있게 지은 지역 명소 하나 생겼다는 느낌이 들 뿐이었다"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건물을 어떻게 지었는지 설명을 들으니 적어도 건물이 통째로 넘어질 일은 없겠다 싶었지만 안전에 대한 의구심이 100% 해소되지는 않았다"라고 말했다. 

강남구에서 온 심모(56·여)씨도 "건물을 직접 보니 우리나라 기술력이 발전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라면서도 "안전과 교통문제가 걱정인데 좋은 것만 보여준 투어에서 건물 안전에 대해서는 알 수 없어 아쉬웠다"라고 말했다.

이어 교통 문제에 대해서도 "주차예약제 등 롯데가 내놓은 대책이 교통 체증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방법은 아니다"라며 "개장하면 잠실5단지 등 인근 주민들이 교통 문제로 고생할 것 같아 걱정된다"라고 우려했다.

또 의류, 잡화, 외식 등 분야를 막론하고 유명 브랜드가 대거 입점한 제2롯데월드 쇼핑몰이 문을 열면 지역 상권이 직격탄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송파구 주민 김모(49)씨는 "쇼핑몰이 넓고 쾌적한데다가 없는 가게가 없어 기대된다"라면서도 "그동안 동네 상인들이 제2롯데월드를 반대해도 '그런가 보다' 했는데 직접 쇼핑몰에 와 보니 여기 오픈하면 정말 지역 상권 다 죽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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