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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사건을 단순 '변사 사건'으로 판단 착오한 경찰

살인 사건을 단순 변사 사건으로 잘못 처리한 경찰은 뒤늦게 유족 제보를 받고서야 용의자를 검거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경찰이 살인 사건을 단순 변사 사건으로 처리했다가 뒤늦게 유족 제보를 받고서야 용의자를 검거해 빈축을 사고 있다.

 

안일한 경찰 초동 대응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24일 충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후 3시께 증평군 증평읍의 한 마을 주택 안방에서 홀로살던 A(80·여)씨가 숨진 채 아들에 의해 발견됐다.

 

발견 당시 A씨의 시신은 숨진 지 닷새 정도가 지나 부패가 심하게 진행된 상태였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고령인 A씨 시신에서 별다른 외상이 발견되지 않은 데다 증평의 한 병원 검안에서도 특이한 징후가 없었다며 A씨 사망을 단순 병사로 판단, 처리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경찰의 말에 A씨의 유족 역시 의심 없이 지난 23일 장례까지 마쳤다.

 

하지만, 장례를 치른 뒤 A씨의 마지막 모습을 확인하기 위해 집에 설치된 폐쇄회로 TV를 확인하던 A씨의 아들은 황당한 일을 겪었다.

 

집안에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성이 침입, 어머니에게 끔찍한 짓을 저지르고 달아나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기 때문이다.

 

A씨 아들의 신고를 받고 부랴부랴 확인에 나선 경찰은 CCTV 영상을 분석, 용의자를 특정해 추적한 끝에 지난 23일 인근 마을에 사는 신씨를 용의자로 긴급 체포했다.

 

청각 장애가 있는 신씨는 1km가량 떨어진 마을에 사는 주민으로, A씨와 평소 안면 있는 사이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일용직 노동일을 하는 그는 아내와 자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씨는 경찰 조사에서 "물을 마시러 할머니 집에 들어갔다가 범행했다"며 혐의를 인정했다.

 

유족이 CCTV를 확인하지 않았더라면 경찰의 허술한 대응 탓에 A씨의 억울한 죽음이 영원히 묻힐뻔했던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시신 부패가 심해 외상을 확인할 수 없었던데다 의사의 소견도 단순 병사로 나와 현장에서의 판단이 적절치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경위를 파악해 문제점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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