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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롯데월드 부지 1970년대 모습…한강 ‘모래밭’

17일 서울시와 서울시의회를 통해 입수한 1972년 항공사진 중 송파구 신천동 일대를 보면 석촌호수가 만들어지기 전 한강이 흐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일부 전문가 "하루 140여 t씩 지하수 퍼내면 지반 침하 우려"

롯데 "최대 37m 굴착해 모래 다 파내고 화강암에 세워"

555m 국내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 들어설 준비 중인 서울 석촌호수 일대의 40여 년 전 모습이 처음 공개됐다.

17일 서울시와 서울시의회를 통해 입수한 1972년 항공사진 중 송파구 신천동 일대를 보면 석촌호수가 만들어지기 전 한강이 흐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지금의 석촌호수가 한강의 본류였고, 잠실은 '하중도'란 이름의 섬이었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이후 잠실이 개발되면서 물길이 막혀 석촌호수가 만들어졌다. 

한강 본류만큼 눈에 띄는 부분은 지금의 제2롯데월드 부지(빨간 점선 표시)와 그 주변에 넓게 펼쳐진 모래사장이다.

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해당 하천 부지의 자갈층이 지하 최대 23m까지 분포한다"며 "자갈층은 물이 흙을 통과하는 속도가 빨라 지하수가 빠져나가면 주변 지반이 내려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롯데 측은 공사장 부지를 최대 37m까지 굴착해 모래 부분은 다 파냈고 그 아래는 화강암 지반이라 붕괴 위험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는 해당 지역이 모래사장이었던 것이 건물 자체에는 영향을 주지 않더라도 주변의 지반은 내려앉을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박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문제가 없다해도 지하수의 흐름을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역시 지하수를 파내는 공법이 주변 지반의 침하를 부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롯데 측이 '모래는 다 파냈다'는 것은 건물을 세울 부분에만 해당하는 것이지 않느냐"며 "지하수를 하루에 140여 t씩 퍼내면 그 주변 부위는 흙만으로는 지반의 압력을 견딜 수 없어 싱크홀 같은 게 생기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하수를 뽑아내지 말고 바닥에는 부력 앵커를 세우고 옆면도 더 두껍게 콘크리트를 설치해 토압을 견디도록 해야 하는데 이미 늦은 상황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석촌동에서는 최근 2개월 새 크고 작은 싱크·포트홀이 5개 발생했다. 서울시는 지난 14일 1차 원인조사 결과 발표에서 제2롯데월드와의 연관성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지만 시민의 우려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서울시는 석촌호수 수위저하 원인 등을 파악하기 위해 연구용역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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