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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워킹맘' 육아 대신하는 '엄마로봇' 나온다

13일 서울대에 따르면 장병탁 컴퓨터공학부 교수 연구팀은 맞벌이 가정에서 엄마를 대신해 아이들과 놀아주고 교육하는 로봇을 개발 중이다.

<'엄마로봇'을 개발 중인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장병탁 교수. 사진 왼편의 하얀색 로봇이 '엄마로봇'.>


종합적 판단력과 직관이 요구돼 인간 고유의 영역으로 여겨진 바둑에서조차 인간을 뛰어넘었다고 평가받는 인공지능(AI)이 이제는 '육아' 영역까지 진출을 앞뒀다.

 

13일 서울대에 따르면 장병탁 컴퓨터공학부 교수 연구팀은 맞벌이 가정에서 엄마를 대신해 아이들과 놀아주고 교육하는 로봇을 개발 중이다.

 

공식 명칭은 '써로마인드 로보틱스(surromind robotics)'이다. '대리하다'는 뜻의 'surrogate'에 '마음', '사고' 등 의미를 지닌 'mind'를 합성했다.

 

'엄마로봇'을 개발 중인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장병탁 교수. 사진 왼편의 하얀색 로봇이 '엄마로봇'.

이 로봇은 이르면 올해 안에 완성된다는 게 장 교수 연구팀의 전언이다. 머지않은 미래에 가정에서 '워킹맘'을 대신해 육아를 전담할 '엄마 로봇'이 탄생하는 셈이다.

 

이 로봇이 완성되면 가정환경에서 쓸 수 있는 최초의 움직이는 인공지능 로봇이 된다. 이미 상용화한 아마존의 스마트스키퍼 '에코'나 미국 MIT의 '지보'는 스스로 움직이지 않고 기능도 매우 제한돼 있다. 소프트뱅크가 개발한 '페퍼'는 상점 등 제한된 상황에서만 가능해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라고 보기에는 수준이 약하다는 게 연구팀의 인식이다.

 

'엄마 로봇'의 시나리오는 맞벌이 가정에서 생활하는 초등학교 1학년 아이를 가정하고 짜였다.

 

현재까지는 카메라 센서 등을 통해 집안의 장애물을 피하고, 사람과 1m 간격을 유지하며 따라다닐 정도로 프로그램이 개발됐다. 아이가 '배고프다'는 말을 하면 '주방에 가서 밥을 먹어라'는 지시를 하는 등 기초적인 대화가 가능하다.

 

아직 로봇에 구현되지 않았지만, 현재 기술로도 얼굴 인식과 행동 인식이 가능하므로 자는 아이에게 '학교에 갈 시간이니 일어나라'는 안내가 가능하다. 시간이 되면 공부하라고 지시하는 것까지 발전시킬 수 있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또 아이의 시간표를 입력해두면 다음 날 준비물을 안내하고 챙겨주는 것까지 가능하다.

 

함께 영어 애니메이션 영화를 보고 질문과 응답을 이어가는 교육학습 프로그램은 이미 완성됐다.

 

로봇이 먼저 입력된 수백 편의 뽀로로 애니메이션을 통해 캐릭터와 단어, 그림을 연결하는 '머신 러닝'을 한다. 이어 로봇이 질문하면 아이가 답을 하거나, 아이가 질문한 것에 로봇이 답을 한다. 여기서 로봇이 하는 질문은 미리 입력한 프로그램을 통해 나오는 게 아니라 '머신 러닝'을 통해 스스로 생성해 내는 것이다.

 

특정 장면이나 그림을 보여주면 캐릭터 특징이나 개연성에 따라 상황에 맞는 대사를 만들어낼 수 있고, 반대로 특정한 대사를 보여주면 이에 맞는 장면을 구현할 수도 있다.

 

문제는 로봇이 실제 엄마와 딸·아들의 대화처럼 아이와 자연스럽게 얘기를 나눌 수 있느냐다.

 

장 교수는 "자연스러운 대화가 구현하기 가장 어려운 개념"이라며 "알파고가 온갖 바둑 기보를 모아 배운 것처럼 이 로봇도 가정환경에서의 대화를 배울 수 있게 하기 위한 웹사이트를 조만간 개설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 웹사이트에 학생이나 시민 등이 엄마와 딸로 역할을 나눠 실제 가정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대화를 입력해주면 이를 보고 '엄마 로봇'이 스스로 학습을 한다는 것이다. 배우는 대화 내용이 많으면 많을수록 대화가 자연스러워진다는 게 장 교수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엄마 로봇'을 언제쯤 가정에서 만나볼 수 있을까.

 

장 교수는 "상용화 문제는 결국 로봇의 가격 문제와 관련돼 있다"며 "일단 작년 7월 관련 벤처를 창업했고, 투자를 논의하고 있어 가까운 미래에 상용화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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