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 16℃ 서울
  • 8 8℃ 인천
  • 16 16℃ 춘천
  • 15 15℃ 강릉
  • 16 16℃ 수원
  • 13 13℃ 청주
  • 13 13℃ 대전
  • 11 11℃ 전주
  • 13 13℃ 광주
  • 16 16℃ 대구
  • 18 18℃ 부산
  • 16 16℃ 제주

장하준 “글로벌 금융위기 재발징후 곳곳에 있다”

장하준 교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비슷한 사태가 다시 한 번 올 수 있다면서 지나친 외부자본 유·출입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비슷한 사태가 다시 한 번 올 수 있다면서 지나친 외부자본 유·출입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28일 말했다.

장 교수는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저서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타이밍이나 정확한 가능성을 점칠 수는 없지만 글로벌 금융위기가 다시 한번 올 징후가 곳곳에 존재한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그는 위기 요인으로 "미국 주식시장에 거품이 엄청나게 끼었고 그보다는 덜하지만 영국 주식시장에도 거품이 많다"며 "중국은 자본통제가 돼 있어 그렇지 내부적으로는 부실기관이나 정부가 통제 못하는 펀드 등 불안요인이 많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금 우크라이나 문제로 러시아와 서유럽 간 갈등이 있는데 유럽이 러시아에 경제제재를 가한다든가 러시아가 유럽에 천연가스나 석유 수출을 안 하겠다고 하면 유럽 경제가 박살날 것"이라며 "금융시장이 굉장히 민감해서 어느 한두 가지 일로 위기가 촉발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장 교수는 한국 정부 차원의 위기 대응책에 대해 "과도한 외부자본 유·출입을 막아야 한다"며 "거품으로 경기를 살려보려는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오히려 그런 분야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금융충격이 와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 한국이 그나마 괜찮았던 이유는 부동산 대출규제 등에서 다른 나라보다 나은 점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규제를 풀었다가 나중에 더 악화한 상태에서 위기를 만나면 문제가 더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정치평론지 '프로스펙트'(Prospect)가 선정한 '올해의 사상가 50인'에 뽑히기도 한 장 교수는 세월호 참사를 두고 "무분별한 규제완화와 그나마 있던 규제마저 제대로 집행하지 않는 정부로부터 비롯한 문제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그는 "안전 문제뿐 아니라 금융규제도 마찬가지"라며 "금융위기가 일어나 실업자가 나오고 생계가 곤란해지고 자살자가 발생해도 규제완화를 잘못해서 사람이 죽는 것이다. 물리적 안전뿐 아니라 경제적 안전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가 기업의 배당을 늘리도록 유도하고자 제시한 배당소득 증대 세제에 대해서는 "돈을 돌게 하자는 정책 취지와 달리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에게 돈이 흘러갈 텐데 배당을 늘린다고 돈이 잘 돌지 모르겠다"면서 "제조업체가 현금을 쌓아두든 배당받은 부자들이 현금을 틀어쥐든 똑같을 것"이라며 부정적 의견을 냈다.

장 교수는 신간 '경제학 강의'에 대해 "경제학 입문서 성격이지만 지나치게 단순화해 독자를 깔보는 듯한 태도를 취하지 않고 자본주의 역사, 경제학의 정의, 여러 학파 간 논쟁 등 복잡하고 껄끄러운 이야기도 많이 소개했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마치 주류경제학을 무조건 틀렸다고 하고 신고전파는 다 틀렸다고 말하는 학자로 오해받는데 그렇지 않다"며 "나는 정말 솔직히 아무 학파도 아니며, 모든 이론에 장단점이 있고 관심을 둔 주제가 달라서 모든 학파를 다 배워야 제대로 생각할 수 있다고 보는 쪽"이라고 덧붙였다.

장 교수는 '사다리 걷어차기' '나쁜 사마리아인'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등 대중서와 학술서를 아우르는 다양한 경제학 저서를 내 뮈르달상, 레온티예프상 등을 받았으며 세계적 경제학자로 명성을 얻고 있다.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