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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도와주세요...자전거만 놓고 사라진 아들을 찾습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실종아동전문기관과 함께하는 실종아동 찾기 프로젝트 5번째 사연은 장기실종자 김일형 아동이다.

사진 제공 = 김일형 아동 가족  

 

"3년 전 부산 지하철에서 봤다는 제보가 다수 들어왔습니다. 일형이를 다시 만났을 때 망가져 있지 않기 위해 일하고 있습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실종아동전문기관이 인사이트에 소개한 장기실종자 김일형 군의 아버지는 "곧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라며 희망의 끈을 굳건히 잡고 있었다.

 

일형 군이 실종된 것은 지난 2010년 9월 4일. 태풍 곤파스가 왔던 그 해의 일을 아버지는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충청남도 서산시 부석면에서 농사 일을 하던 김홍귀 씨는 태풍 피해를 확인하기 위해 아내와 함께 밭으로 갔다.  

 

당시 8살이던 김일형 군은 자전거 타기를 무엇보다 좋아하는 귀여운 소년이었고 그날 역시 자전거를 타고 간척지 주위를 맴돌며 엄마 아빠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련히 알아서 자전거를 타며 집 주위에 있을 것으로 믿었던 김홍귀 씨는 집에 돌아와 아들을 기다렸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일형 군은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다급해진 부모님은 아들을 찾기 위해 일대를 수색했으나 아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후 경찰이 대대적인 수색을 벌였지만 나타난 것은 논두렁에 빠진 자전거 뿐이었다.

 

사진 제공 = 김일형 아동 가족 

 

다행히 제보자가 나타났다. 제보자는 집으로부터 3~4km 떨어진 지점에서 일형 군이 자전거를 타고 가는 모습과, 자전거 없이 혼자 걸어가는 모습을 두번 봤다고 전했다.

 

김 군의 아버지는 "아들이 겉보기엔 멀쩡하지만 자폐성 장애를 앓고 있었다"며 "8살인데도 엄마, 아빠 정도의 단어밖에 구사할 줄 모르는 아이가 대체 어디로 갔나 걱정이 돼 한숨도 잠이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 일이 일어난 후 아버지는 생업을 접고 일형 군을 찾는 데만 온 정신을 집중했고 3년 전에는 부산 지하철에서 일형 군을 봤다는 제보가 다수 들어와 부산에서 한동안 숙식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형 군은 찾지 못했고 이렇게 지내는 사이 가정은 파탄이 나고 말았다. 아이를 잃은 집 대부분이 그렇듯 김홍귀씨도 아내와 이혼을 하는 가슴 아픈 일도 겪었다. 

 

김홍귀 씨는 "그렇게 될 줄 몰랐는데 우리도 헤어지게 됐다"며 "한때는 우울증도 겪었지만 지금은 다시 농사 일을 하며 제보 전화를 기다리고 있다. 아들을 다시 만났을 때 망가져있지 않기 위해서다"고 말했다.  

 

김 씨는 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곧 다시 만날 줄 굳게 믿고 있다. 건강하게만 돌아오면 된다"고 말했다.  

 

3년 전 부산 지하철에서 여러번 발견됐다는 김일형 아동의 현재 나이는 13세다. 

 

경찰청 실종아동 제보 공식 전화는 182번이다.

 

 

사진 제공 = 김일형 아동 가족 

 

정은혜 기자 eunhy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