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 위 ‘타이거 새우’, 태국 고기잡이 노예가 키운다?
태국 새우업계가 양식에 사용되는 사료 물고기잡이 선원들을 ‘노예’로 부리고 있다는 폭로가 나왔다. 태국 정부는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노예가 된 이들은 전기고문을 당하기도 했다. ⓒflickr/tahar abroudjameur
국내에도 많이 수입되는 태국산 새우가 사실은 불법으로 팔려간 물고기잡이 '노예들'이 키우고 있다는 사실이 폭로돼 충격을 주고 있다.
태국 새우업계가 새우 양식에 사용되는 사료 물고기잡이 선원들을 불법 매매·감금·고문·살해하는 등 '노예'로 부리고 있다는 것. 이런 새우 노예의 규모는 수십만 명으로 추정되나 태국 정부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영국 가디언은 반년 간의 탐사보도 끝에 지난 10일(현지시간) '아시아 노예들이 만든 새우가 슈퍼마켓에 오르고 있다'는 기사를 내고 태국 새우 노예의 실태를 보도해 파문이 일고 있다.
가디언에 따르면 현재 태국 바다 위의 수많은 선원은 납치당하거나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선주에게 불법으로 팔려 '노예선'에 올라탄 이들이라는 것.
이들은 배에 탄 순간부터 인간 이하의 대접을 받았다. 선주들은 몇 년간 임금도 주지 않고 각성제까지 먹이면서 하루 20시간씩 강제 노동으로 부려 먹었다.
제대로 된 음식은 드물었고 쇠사슬에 묶여 지내는 경우도 있었다. 주기적인 구타는 물론 전기고문을 당하기도 했다.
노예선에서 탈출한 한 선원은 가디언에 선장이 자신의 눈앞에서 동료 선원 20명을 총으로 쏴 죽인 다음 바다에 버렸다고도 주장했다.
선원 상당수는 캄보디아, 미얀마 출신으로 공장 일자리를 찾아 태국에 왔다가 직업소개 브로커에게 속아 250 파운드(42만5천원)란 헐값에 팔려왔다.
이들과 같은 노예의 숫자는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으나 현재 30만명의 태국 어업계 종사자 중 90%가 이주 노동자로, 적어도 27만명이 위험에 노출된 셈이다.
가디언은 이런 새우 노예 메커니즘의 배후에 세계 최대의 새우 양식업체 CP푸즈 (Charoen Pokphand)가 있다고 지목했다.
CP푸즈는 연매출 330억 달러(33조5천억원)에 달하는 식품 대기업으로 노예선을 운영·고용하는 약 40개의 새우사료 공급자들에게 사료를 받아 새우를 양식한다.
노예선이 잡은 새우사료를 먹고 큰 CP푸즈의 새우는 월마트, 코스트코, 테스코, 까르푸 등 대형 소매점에 공급돼 전 세계 가정 식탁에 오르고 있다. 태국산 새우는 국내에도 대거 수입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CP푸즈의 새우가 한국에 수입된 사실은 직접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CP푸즈의 새우가 한국에 수입된 사실은 직접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단 맥쿼드 국제반노예연대 국장은 "당신이 태국산 새우를 사는 것은 결국 노예가 만들어 낸 새우를 산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태국 정부는 팔짱만 끼고 있다. 태국은 전 세계 최대의 새우 수출국으로 새우수출로만 한해에 73억 달러(7조4천억원)를 벌어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태국 한 고위 관료는 가디언에 "태국 정부가 직업소개 브로커를 모두 없애고 상황을 정상화할 수 있지만 그렇게 하고 싶어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가디언은 "감시 사각지대에 있는 태국 새우산업은 (손을 놓은) 정부와 싼값에 노동력을 제공하는 브로커라는 '마피아'에 의해 지탱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권단체들은 태국 새우업계의 인력 부족과 미국·유럽의 새우 수요가 결국 일자리를 찾아온 노동자들을 새우 노예로 전락하게 했다고 보고 있다.
이들 단체는 태국 정부보다는 새우 유통에 연관된 기업에 '공급업체에 노동 기준을 지키게 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 상황에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인사이트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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