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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모니즘’ 창시 원로작가 김흥수 화백 별세

‘하모니즘’ 창시자인 원로화가 김흥수 화백이 9일 오전 3시15분께 평창동 자택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5세.


고 김흥수 화백. ⓒ연합뉴스


'하모니즘' 창시자인 원로화가 김흥수 화백이 9일 오전 3시15분께 평창동 자택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5세.

김 화백의 유족은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새벽에 잠깐 일어나서 물을 드시고서 얼마 뒤 돌아가셨다"며 "갑작스러웠지만 그래도 편안하게 가셨다"고 전했다.

고인은 여성의 누드와 기하학적 도형으로 된 추상화를 대비시켜 그리는 등 이질적인 요소들을 조화롭게 꾸며 예술성을 끌어내는 독특한 조형주의(하모니즘) 화풍을 만들었다.

함경남도 함흥 출신인 김 화백은 1944년 도쿄미술학교를 졸업하고 해방 후 1952년 서울예술고등학교 미술과장 및 서울대 미술대학 강사를 역임했다.

이때까지 다분히 구상적 양식에 바탕을 둔 향토애적 주제나 인물, 정물에 관심을 뒀다면 1955년 프랑스 파리로 유학을 떠나면서 오랫동안 그의 작품을 지탱해 온 누드가 주요한 소재이자 주제로 등장했다.

김 화백은 파리의 아카데미 드 라 크랑크 샤브마에르에서 회화를 연구하는 등 7년간의 도불기간 야수파, 입체파, 표현파 등을 두루 섭렵했다.

이후 귀국해 1961년 제10회 국전 심사위원 등을 맡았으며, 미국 무어대학 초빙교수와 펜실베이니아 미술학교 교수를 역임하기도 했다.

1977년 오랜 실험 끝에 추상과 구상의 조화를 꾀하는 하모니즘 미술을 선언해 국내 화단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고인은 당시 '조형주의 예술의 선언'에서 "음과 양이 하나로 어울려 완전을 이룩하듯 사실적인 것과 추상적인 두 작품세계가 하나의 작품으로서 용해된 조화를 이룩할 때 조형의 영역을 넘는 오묘한 조형의 예술 세계를 전개한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인 김 화백은 몸이 불편해 휠체어에 의지하면서도 예술혼을 불태워 최근까지도 붓을 놓지 않고 작품 활동을 계속했다고 한다.

고인의 외손자인 영화 '풍산개'의 전재홍 감독은 "작년쯤 할아버지가 '지금에야 머리가 맑아졌고 미술에 대해 알 것 같은데 90대 노인이 돼 버려서 생각대로 못 하는 게 화가 난다'는 말씀을 했다"고 전했다.

유족으로는 3남1녀가 있다. 스승과 제자로 만난 예술적 동반자이자 부인인 고(故) 장수현(1962∼2012) 김흥수미술관장은 지난 2012년 먼저 세상을 떠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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