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 15℃ 서울
  • 11 11℃ 인천
  • 17 17℃ 춘천
  • 18 18℃ 강릉
  • 15 15℃ 수원
  • 20 20℃ 청주
  • 19 19℃ 대전
  • 19 19℃ 전주
  • 21 21℃ 광주
  • 23 23℃ 대구
  • 18 18℃ 부산
  • 19 19℃ 제주

비오는 날 자살하려던 '전역 군인'이 만난 묘령의 여인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던 한 남성이 자신이 43년 전 겪었던 평생 잊을 수 없는 한 여성과의 감동적인 만남을 소개해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via Craigslist

 

때로는 뜻하지 않은 인연이 한 사람의 인생을 완전히 바꿔놓기도 한다.

 

지금 소개하는 사연은 최근 미국의 유명 온라인 커뮤티니 크레이그리스트(Craigslist)에 올라온 감동적인 사연이 여기에 해당한다.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던 한 남성이 자신이 43년 전 겪었던 평생 잊을 수 없는 한 여성과의 감동적인 만남을 소개해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이 남성이 글을 올린 곳은 크레이그리스트에 있는 '엇갈린 인연(missed connections)'이라는 코너로 우연히 만났지만 연락처나 이름 등 그 사람에 대한 정보를 아는 게 없는 경우 사용하는 공간이다.

 

우연히 버스에서 마주친 여성이라든가, 추운 날 따듯한 커피 한잔을 건네고 떠난 낯선 행인 등 자신의 기억에서 오래도록 잊지 못할 사람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이 글을 올리는 공간이다.

 

이곳에 글을 남긴 남성은 1972년 미국 보스턴에서 우연히 마주친 한 여성을 찾고 있다고 했다.

 

이 남성은 당시 1970년대 초반 베트남 전쟁에 참전한 군인이라고 소개했다. 자신은 베트남 전쟁에서 하노이 시내 위에서 수십발의 폭탄을 투하해 수많은 사람들을 죽게 했다고 했다.

 

그런 자책감으로 이 남성은 스스로 목숨을 끊기로 했고 마지막으로 비가 오는 어느날 보스턴 시내의 길거리를 걷고 있었다.

 


 

자괴감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이 남성은 길을 걷던 중 우연히 한 여성이 비오는 거리의 한 건물 처마 밑에서 비를 맞고 울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묘한 호기심과 동정심이 생겨 이 여성에게 말을 걸었고 이들은 서로 한 시간 남짓한 동안 카페에서 차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눴다고 한다. 

 

이 여성이 울고 있는 사연은 자신이 사랑하지 않는 돈 많은 은행가와 결혼을 하게 된 자신의 처지 때문이었다고 했다.

 

신비한 매력을 지닌 이 여성은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말했지만 상대편에 앉아 있는 참전 군인에 대해서 동정이나 연민의 눈빛을 보내지 않았다.

 

남성은 잠시 화장실에 갔다. 그리고 거울을 보면서 스스로 생각을 했다. 잠시 마음 속에 든 생각은 자살하고 싶지 않다는 욕망이었다고 했다.

 

자리에 돌아와 보니 묘령의 여인은 자리를 떠나고 없었다. 남자는 그날 이후로 1년 동안 매일 그 카페에 찾아가 그녀를 다시 만나길 바랐다.

 

그러나 이후 다시는 그녀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고 한다. 이후 사내는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고 아들을 낳고 행복하게 지냈다.

 

그런데 몇해 전 아들과 아내를 잃은 뒤 마음 속에 남아 있던 묘령의 여인을 꼭 한번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인의 추천으로 크레이그리스트에 글을 올린 뒤 남자는 자신의 사연을 전하면서 인생은 그래도 결국 아름다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의 동화와 같은 이 사연은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서 큰 반향을 일으키면서 수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고 있다. 

 

박다희 기자 dhpark@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