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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관장의 폭행에 아들 잃은 어머니의 눈물

정신지체 장애가 있는 제자를 때려 숨지게 한 태권도 관장이 제자 어머니가 준 도시락을 먹고 지냈다는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정신지체 장애가 있는 제자를 때려 숨지게 한 태권도 관장이 그동안 매일 제자의 어머니가 전해준 도시락을 먹고 지냈다는 사실이 알려져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21일 방송된 '한수진의 SBS 전망대'에서는 해당 사건을 자세하게 취재한 시민사회부 류란 기자와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류 기자에 따르면 숨진 피해자는 정신지체 3급 장애를 지닌 고모(25)씨로 정신지체와는 별개로 초등학교 때부터 틱 장애를 앓고 있었다.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일어나는 틱 장애가 지속되자 고씨의 어머니는 대학병원 입원을 준비했고, 이때 고씨가 어렸을 때부터 다녔던 동네 태권도장의 관장 김모 씨가 치료 대신 합숙 훈련을 제안했다.

 

관장에 대한 신뢰가 깊었던 고씨의 어머니는 합숙 훈련이 시작된 이후 '고씨가 어머니에게 너무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고 '훈련의 일환'이라며 면회를 금지하는 관장의 말 또한 받아들였다.

 

그러나 합숙을 시작한 지 두 달 지났을 무렵 어머니는 경찰에게 아들이 사망했다는 청천벽력 같은 연락을 받았다. 

 

시신으로 돌아온 아들의 몸 곳곳엔 폭행의 흔적이 남아 있었고, 부검 결과 갈빗대 7대가 부러졌을 뿐 아니라 머리엔 피가 고여있었으며 78kg의 건장한 체격은 56kg의 왜소한 몸으로 변해있었다.

 

조사 결과 관장은 고씨의 틱장애를 체벌로 교정하겠다며 각목과 나무봉으로 김씨를 계속 폭행해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고씨의 죽음에는 관장 뿐 아니라 사범들도 관련이 있었다. 

 

사범들은 고씨를 직접 폭행하진 않았으나 고씨의 몸상태가 위험하다는 걸 알면서도 내내 방관했고 고씨가 숨지기 바로 전날 고통의 신음소리를 내자 '여자친구와 대화하는데 시끄럽다'며 열려 있던 사무실 문을 닫아 고씨를 홀로 숨지게 만들었다.

 

이번 일로 유일한 가족을 잃게 된 어머니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일에 더욱 큰 충격을 받았다. 어머니는 고씨가 합숙 훈련을 시작한 이래 아들을 돌보고 있을 관장과 사범들을 위해 하루 두 번씩 직접 밥과 반찬을 만들어 나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들이 숨진 날에도 고씨의 어머니는 새벽같이 도장 문 앞에 도시락을 갖다 두고 온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어머니는 가해자들이 엄벌을 받기 원하며 어렵사리 기도로 버티고 있는 중이다.

 

한편, 가해자들은 지난 20일 항소심에서 1심에 이어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김예지 기자 yeji@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