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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엄마, 아빠를 찾습니다"

6평 남짓한 공간에서 살다가 가까스로 구조된 40여 마리의 강아지가 따듯한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via 동물자유연대

최근 MBC '리얼 스토리 눈'에 방송에도 소개되며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던 40여 마리 강아지의 근황이 전해졌다.


지난 29일 동물자유연대(☞바로가기)는 어미를 잃은 아기 고양이와 주인에게 버림받거나 학대받은 강아지들에게 새로운 가족을 찾아 주기 위한 입양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따스한 주인의 품을 염원하며 나온 강아지들은 서울시 서대문구에 있는 일명 '유령의 집'이라 불리는 곳에서 구조된 아이들이었다.

앞서 동물자유연대는 MBC '리얼스토리 눈 제작진'과 함께 "강아지들이 학대받고 있다", "심한 소음과 악취가 난다"는 주민들의 제보를 받고 현장에 찾아갔다. 

10평 남짓한 반지하 빌라 문을 열었을 때 마주한 건 40여 마리 시츄들의 핼쑥한 얼굴과 퀭한 눈빛이었다. 

강아지들은 사실상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쪽잠을 자는 방을 제외하면 6평이 채 되지 않는 공간에서 엉겨서 살고 있었다. 강아지의 털들은 배설물로 뒤엉켰고 피부는 온갖 염증이 가득했다.



via 동물자유연대

구조 당시에는 극심한 영양실조로 모유가 나오지 않는 상태에서도 갓 태어난 아기를 돌보는 어미 개가 있었고, 아기 강아지 중 한마리는 그 짧은 순간에 세상을 떠나기까지 했다.

이들이 처음부터 이처럼 열악한 환경에 살았던 것은 아니었다. 시작은 6년 전 신모 할머니와 김모 할아버지가 주인에게 버림받은 강아지를 보살피면서부터였다.

할머니는 처음에 기르던 4마리 강아지 뿐 아니라 계속해서 다른 강아지들을 데리고 와 키웠고, 강아지들은 자기들끼리 아기 강아지를 낳으며 그 수는 점점 늘어나 40마리가 넘었다. 

심각한 피부병과 영양실조에 걸린 강아지들이 있는데도 할머니는 "내가 잘 보호하고 있고 관리를 잘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왜 자꾸 나를 나쁜 사람처럼 이야기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더이상 키울 여력이 되지 않는 할머니에게 맡겨둘 수만은 없었던지라, 동물자유연대를 비롯해 많은 이들이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설득했으며 결국 강아지들은 가까스로 새로운 삶의 기회를 얻었다. 

모낭충의 감염으로 피부가 괴사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였던 강아지들은 꾸준히 치료를 받아 다행히도 건강을 회복했고, 지금은 따듯한 손길과 화목한 가정을 바라고 있다.

 

한편, 동물자유연대는 현행법상 '애니멀호딩(Animal Hoarding, 과잉사육)에도 학대행위로 처벌하거나 강제로 동물의 소유권을 뺏을 수 없도록 되어 있어 남아 있는 3마리 강아지를 계속 노부부와 살게 할 수 밖에 없었으며 이들이 3마리를 돌보는 것에 대해서는 지자체 담당과 함께 계속해서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via 동물자유연대

김예지 기자 yeji@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