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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 심장, 어디 갖다버렸나” 청와대 행진 막혀 통곡

청와대로 향한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100여명과 이에 동참한 시민들은 9일 오전 3시30분쯤 서울 종로구 청운동 주민센터 앞에 도착했으나 경찰에 가로막혔다.

영정을 든 세월호 참사 유족들이 9일 새벽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면담을 요구하며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뉴스1


박근혜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하기 위해 청와대로 향한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100여명과 이에 동참한 시민들은 9일 오전 3시30분쯤 서울 종로구 청운동 주민센터 앞에 도착했으나 경찰에 가로막혔다고 뉴스1이 보도했다. 

이들은 "시위하러 온 것이 아니라 대통령과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온 것"이라며 "우리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대통령은 피해 가족의 목소리를 들으라"고 요구했다.

오전 5시30분 현재 이들은 아직 경찰과 대치 중이다. 안산 정부 합동분향소에 남은 유가족들도 날이 밝으면 이 곳으로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족들은 청와대 방향으로의 진입을 막기 위해 형성한 폴리스라인 밖에서 모여앉아 자식들의 영정 사진을 들고 자유발언 등을 하고 있다.

이날 새벽 주민센터 앞에 도착한 이들은 청와대 진입을 시도했다. 한 아버지는 경찰이 서로 손을 잡아 형성된 폴리스라인 앞에 서서 "내 딸의 억울함을 풀어주러 왔다. 당신도 딸을 잃었으면 내 옆에 있었을 것 아니냐"며 울먹였다.

자식을 잃은 어머니 7명은 각자 아들·딸의 영정 사진을 안고 경찰들 앞에서 무릎을 꿇어 빌기도 했다.

이 중 희생자 김모(18)양의 어머니 김모씨는 "아무리 명령도 중요하겠지만 명령 전에 사람 아니냐"며 "아무 것도 못해본 18살 어린 아이다. 제발 부탁한다. 도와달라. 길을 열어달라"고 흐느꼈다.

옆에 있던 한 유가족이 "우리가 잘못한 게 없는데 왜 무릎을 꿇느냐"고 화를 내자 김씨는 "자식 잃은 우리가 잘못했다. 우리가 너무 없이 살아서 잘못했다"는 말을 반복했다.

이를 지켜보던 경찰은 눈을 감고 시선을 맞추지 못했다. 김씨는 경찰의 가랑이 사이로 기어들어가기 위해 고개를 숙여 파고들었다. 

옆에 있던 경찰이 제지하자 김씨는 경찰들의 가슴팍을 한대씩 때리며 "당신들 심장은 어디다 갖다버린 거죠"라며 "당신들은 로보트인가요. 대체 왜 그래요"라며 울음을 터트렸다.

뒤이어 한 유족이 앉아있는 유가족을 대상으로 희생된 아이들이 배 안에서 마지막으로 찍은 동영상을 프로젝트 화면을 통해 틀자 울음소리가 주변으로 번졌다.

동영상에 나온 한 여학생이 카메라를 보며 머리를 매만지는 모습이 나왔고 한 유가족은 "내 딸이야"라며 흐느꼈다. 배가 심하게 기울여졌지만 아이들이 선실 안에서 즐겁게 이야기를 하는 장면이 나오자 몇몇 부모들은 오열했다.

한편 이날 새벽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던 유가족들은 끝내 길환영 KBS 사장과 김시곤 보도국장과의 면담이 성사되지 않자 오전 2시30분쯤 청와대로 출발했다.

지난달 말 김시곤 보도국장은 직원들과의 자리에서 "세월호 사고는 300명이 한꺼번에 죽어서 많아 보이지만 연간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 수를 생각하면 그리 많은 건 아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족들은 이를 문제삼고 항의하기 위해 8일 오후 8시50분쯤 안산 정부 합동분향소에 안치된 자녀들의 영정사진을 떼어 여의도 KBS 본사로 향한 바 있다.

유족들 KBS 항의방문...청와대 인근서 밤새 대치
인사이트 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