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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음식 '와규'로 알려진 '흑우'는 사실 우리나라에서 강탈해 간 한우다

우리나라의 한우처럼 와규로 잘 알려진 일본의 쇠고기가 과거 제주도에서 일본으로 건너갔던 흑우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풍부한 육즙과 부드러운 질감을 자랑하는 와규는 우리나라 사람들도 좋아하는 일본식 쇠고기다. 


지난달 말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 회의에서 일본은 각국 정상들에게 와규를 대접하기도 했다. 


그만큼 일본을 대표하는 음식이라 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와규의 한국산 논란이 일고 있다. 일본의 와규가 되는 흑우가 사실은 한국의 소라는 것이다. 


인사이트일본의 흑우 / gettyimagesBank


언뜻 근거가 없어 보이는 이 이야기는 지난 2008년에 배포됐던 당시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의 보도자료와 2016년 방송된 EBS '지식채널e'를 근거로 한다.


먼저 정부가 직접 배포했던 보도자료에는 "일제강점기에 '재래한우'가 수탈 대상 품목이었다"고 나와 있다.


재래한우가 왜소한 일본 재래종보다 골격이 크고 온순했기 때문이다. 


조선총독부 기록에는 1910년부터 1945년까지 엄청난 양의 재래한우가 일본으로 반출됐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인사이트


인사이트EBS '지식채널e'


1910년부터 1945년 동안 일본, 중국, 러시아로 재래한우가 약 150만 마리가 반출됐는데, 이때 특히 '제주 흑우'의 개체 수가 급격히 감소했다.


반출된 제주 흑우는 1928년 돌연 일본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됐고 이후 완전히 일본의 품종이 돼버렸다. 여기에 더해 일본은 1938년 '황우'(노란 소)만 조선의 한우로 규정짓기까지 했다.


실제로 일본 문화재청 홈페이지에 "흑우(미시마 소)는 조선 반도에서 도래해 현재까지 혼혈 없이 사육됐으며,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와규'로 일컬어지고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이렇게 '제주 흑우'는 자연스럽게 '일본 와규'가 되었고, 지금도 전 세계는 '와규'를 일본의 전통 품종으로 생각하고 있다.


인사이트제주도에서 사육 중인 흑우 / 뉴스1


지금의 기름기 많은 와규는 개량에 성공한 일본의 것일지 모른다. 하지만 '흑우'는 일본의 것이 아니다. 일본조차도 '조선'에서 도래했다고 설명하기 때문이다.


제주 축산진흥원은 이 오해를 바로잡기 위해 10여 마리의 흑우를 수소문해 사육에 들어갔고, 2015년 기준 1700여 마리를 사육 중이다.


지난 2013년에는 천연기념물 제546호로 지정돼 보호에 나서고 있다. 


'흑우'는 1399년 수의학서 '우의방'에도 기록돼 있는 조선의 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