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 15℃ 서울
  • 15 15℃ 인천
  • 13 13℃ 춘천
  • 10 10℃ 강릉
  • 15 15℃ 수원
  • 17 17℃ 청주
  • 17 17℃ 대전
  • 13 13℃ 전주
  • 17 17℃ 광주
  • 16 16℃ 대구
  • 15 15℃ 부산
  • 16 16℃ 제주

대통령 유족 위로 장면은 보도하면서, 유족 분노 영상은 뺀 TV뉴스

박근혜 대통령의 유족 위로 장면은 보도하면서, 유족 분노 영상은 뺀 TV뉴스와 언론 보도 행태에 대한 비판과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조문하는 박근혜 대통령 @연합뉴스


ㆍ세월호 보도, 언론 불신 자초
ㆍ방문 사실만 보도하고 또 다른 사실엔 눈감아
ㆍ확인·검증보다 속보 경쟁…정부 발표 그대로 내보내

29일 오전 경기 안산 화랑유원지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 세월호 침몰사고로 딸을 잃은 한 어머니가 조문을 온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억울함과 분함을 외치며 울부짖었다.

자신도 모르는 새 아들, 딸의 영정과 위패가 옮겨진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어떤 유족들은 가슴을 치며 분통을 터뜨렸다. 현장을 취재하던 방송사 카메라들은 곧바로 이들을 촬영했다. 

잠시 뒤 방송·통신 등 속보 매체들은 박 대통령의 분향소 방문을 기사로 내보냈다. 박 대통령이 유족을 껴안고 위로하는 장면을 찍은 사진이 포털사이트의 중요한 자리를 차지했다. 하지만 방송사 카메라들이 찍었을 분노하는 유족들의 모습은 없었다.

대통령의 분향소 방문은 ‘사실’이지만, 그 옆의 ‘또 다른 사실’은 보도하지 않았다. 유족들의 눈물은 대통령과 함께일 때 뉴스가 됐지만, 대통령과 정부에 항의할 때는 감춰졌다.

정부는 세월호가 침몰한 16일부터 바다 위와 수중에서 헬기와 함정, 구조대원 수백명이 투입되는 ‘사상 최대 규모의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발표했다.

언론은 여과 없이 받아 썼다. 하지만 현장은 달랐다. 수색에 투입된 인력이 최대 10여명에 불과했다는 사실은 실종자 가족들이 배를 타고 현장에 가 본 뒤에야 밝혀졌다. 

실종자 가족들은 정부와 이를 대변한 언론에 분노했다. 실종자 가족 최모씨(45)는 “선장이 사고를 만들고, 정부가 사고를 키웠고, 언론이 이 지경까지 방조했다”고 말했다. 

최씨는 “대통령도 왔고 장관도 왔다. 이젠 세월호 보도를 이끈 언론 책임자가 진도로 와서 없었던 구조작업을 왜 있는 걸로 만들었는지, 아무도 들어가지 않는데 왜 침묵했는지 말해야 한다”며 “분위기를 타고 ‘반성’ 운운하는 언론을 믿지 못한다”고 말했다.

가족대표회의에서도 ‘기자 색출’은 우선순위가 돼 버렸다. 외신에만 인터뷰하는 실종자 가족들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언론이 비판기능은 잃은 채 속보 경쟁과 선정적 보도만 하려는 태도가 불신의 이유라고 지적한다. 

인사이트 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