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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묘하러 갔는데 부모님 산소가 감쪽같이 사라졌습니다"

올해 설까지만 해도 멀쩡히 있던 부모님 산소가 감쪽같이 사라진 황당한 사건이 전주에서 발생했다.

인사이트MBC '뉴스데스크'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명절을 맞아 벌초하러 갔는데 50년간 멀쩡히 있던 부모님 산소가 갑자기 사라졌다면 얼마나 황당할까.


실제로 전주에서 부모님 산소가 호박밭으로 변해버린 사건이 벌어졌다.


지난 22일 MBC 뉴스데스크 보도에 따르면 이희권씨는 추석을 앞두고 벌초를 위해 부모님을 모신 전주로 향했다.


그런데 이씨의 눈에 믿기지 않는 광경이 펼쳐졌다.


올해 설에만 해도 멀쩡했던 부모님 묘지가 호박밭으로 변해있었던 것. 산소는 감쪽같이 사라져버렸고 그 자리엔 각종 농작물이 무성히 자라고 있었다.


인사이트MBC '뉴스데스크' 


관할 구청에 확인해본 이씨는 부모님 묘가 '무연고'로 분류됐다는 황당한 답변을 받았다.


땅속에 묻은 부모님 시신은 두 달 전 화장돼 하나의 유골함에 담겼고, 이름도 모를 김제의 한 사찰 창고에 보관돼 있었다.


겹겹이 쌓인 유골함 사이로 부모님을 발견한 이씨는 제대로 보살펴 드리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오열하고 말았다.


인사이트MBC '뉴스데스크' 


상황은 이랬다. 50여 년 전 이씨는 땅주인에게 돈을 주고 부모님의 묫자리를 썼다.


세월이 흐르면서 땅주인이 여러 번 바뀌었고, 그사이 이씨와 연락이 끊기고 말았다.


올해 초 이 땅을 구입한 땅주인은 묘를 없애기 위해 연고자를 수소문했다.


관련법에 따라 4개월 전부터 현수막을 내걸며 연고자를 찾았다는 게 땅주인의 설명이다.


현행법은 땅주인이 분묘를 개장할 때 연고자를 찾는 공고를 일간지에 두 차례 내고, 주민들 증언만 있으면 산소를 파낼 수 있도록 돼있다.


인사이트MBC '뉴스데스크' 


관할 구청에서 일일이 관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씨의 사례처럼 멀쩡한 산소가 무연고 처리될 수 있는 셈.


반면 이씨는 50년간 아무 문제 없이 묫자리를 지켜왔는데 그동안 아무런 연락을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하며 현재 땅주인을 상대로 법정 소송을 준비 중이다.


명절만 되면 무연고 묘지를 오인해 멀쩡했던 산소가 사라지는 일이 번번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


이씨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허가 당국의 신중한 판단과 묘소 관리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