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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 전범들을 암살하기 위해 '미인계'를 쓴 여성의 나이는 겨우 '14살'이었다

14살 때부터 나치 전범들의 암살 작전에 참여해 온 여성이 최근 세상을 떠났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인사이트National Hannie Schaft Foundation


[인사이트] 장경윤 기자 = 오직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쳐 싸웠던 '영웅'들의 이야기.


억압된 현실 속에서도 자신만의 뜻을 꿋꿋이 펼쳐나가는 이 영웅들의 모습은 언제나 우리에게 깊은 감명을 준다.


그중에는 겨우 '14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나라를 위해 총을 들었던 여성도 있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나섰다는 점에서 더 깊은 울림을 준다.


바로 지난 5일 9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네덜란드 여성 프레디 오버스티겐(Freddie Oversteegen)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17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어린 나이에도 '나치' 전범을 암살하기 위해 몸바쳐 싸웠던 프레디의 일화를 재조명했다.


인사이트OMGFacts


1925년 9월 6일, 프레디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지역에서 태어났다. 


그런데 1939년 제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나치는 군대를 이끌고 네덜란드를 침공해왔다.


나치는 이곳에서 유대인들을 강제로 수용하고 저항 세력에 총을 발사하는 등 무차별적인 탄압을 진행했다.


이에 수많은 네덜란드인들은 비밀 조직을 결사해 나치에 저항했으며, 14살밖에 되지 않던 프레디 또한 나치와 맞서 싸우기로 결심했다.


인사이트zin


프레디는 자신의 친언니 트루스(Truus)와 함께 나치 전범들이 자주 드나드는 술집으로 향했다.


프레디는 미소짓는 얼굴로 전범들을 유혹한 뒤 "나와 산책을 가고 싶지 않느냐"며 인적이 드문 숲길로 이들을 유인했다.


아무도 총성을 듣지 못하는 곳으로까지 도달하면 프레디는 몸에 숨겨둔 총으로 이들을 살해했다.


또한 폭발물을 손에 넣어 나치들의 보급 경로를 폭파하거나 수용소에 갇혀 있는 유태인 아이들을 몰래 빼내기도 하였다.


인사이트Defensie


이 과정에서 프레디의 수많은 동료들이 나치에 의해 처형당했지만, 주눅들지 않았다. 순간적인 판단력과 기지로 모든 위험을 피했고, 나치가 물러가는 순간까지 무사히 생존하며 전범들을 처치했다.


이후 프레디는 트루스와 함께 사회 재단을 설립하며 사람들을 돕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물론 프레디의 일생에 희생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프레디는 얀 데커(Jan Dekker)라는 남성과 결혼해 세 자녀를 두면서 행복한 가정 생활을 꾸렸다.


자신과 동료들의 투쟁으로 얻어낼 수 있었던 '값진' 행복이었다.


인사이트National Hannie Schaft Foundation


네덜란드 여성 저항 세력의 상징과도 같았던 프레디는 지난 9월 5일, 결국 자신의 생일을 하루 앞두고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비보를 접한 시민들은 저마다 존경과 애도의 메시지를 통해 프레디의 명복을 빌어주었다.


"선한 사람들을 탄압하는 사람들을 죽이는 것은 '필요악'이며, 우리는 그것을 해야만 한다" 


프레디가 생전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남겼던 말이다.


사람을 죽여야 한다는 고뇌와 나라를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 어린 나이에서부터 수없이 되새겼을 프레디의 이 말은 여전히 네덜란드 시민들에게 큰 울림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