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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 탈출한 퓨마 '호롱이'가 처음 발견된 곳은 커다란 종이박스 안이었다

8년간 동물원에 갇혀있던 퓨마 '호롱이'가 처음 우리를 빠져나가 향한 곳은 다름아닌 종이박스 안이었다.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대전 오월드동물원에서 탈출한 퓨마 한 마리가 끝내 사살됐다.


사라진 지 1시간 20분여 만에 처음 퓨마가 발견된 곳은 다름 아닌 동물원 배수지 인근에 설치된 대형 종이박스 안이었다.


19일 대전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5시 15분께 '퓨마가 탈출한 것 같다'는 대전동물원 관계자의 119 신고 전화가 들어왔다.


탈출한 퓨마는 몸무게 60kg에 8살 암컷으로 '호롱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었다.


호롱이는 이날 오전 9시께 사육장 청소를 마친 동물원 직원이 문을 제대로 잠그지 않은 틈을 타 우리를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호롱이가 사라졌다는 걸 알게 된 시간은 그 후로도 한참이 지난 오후 5시 15분. 소방본부는 즉각 수색대를 파견해 동물원 내부와 인근 보문산을 샅샅이 뒤졌다.


이후 오후 6시 30분께 수색대가 드디어 호롱이를 발견했다. 발견 당시 호롱이는 동물원 배수지 주변에 설치된 대형 종이박스 안에 웅크리고 숨어 있었다.


다행히 동물원 바깥으로 탈출한 것은 아니었다. 수색대는 즉각 호롱이에게 마취총을 쐈다. 하지만 놀란 호롱이가 사람들을 피해 달아나면서 생포에 실패했다.


사고 발생 위험이 커지자 "발견 즉시 사살해도 된다"는 허가가 떨어졌다.


탈출 4시간 30분여가 지난 오후 9시 40분께 호롱이가 다시 한 번 수색대 눈에 띄었다. 이번에는 동물원 내 건초보관창고 인근 야산이었다.


엽사는 곧바로 호롱이에게 총을 쐈고, 호롱이는 그 자리에서 사살됐다.


인사이트뉴스1 


호롱이가 사살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일각에서는 "인간의 잘못으로 왜 동물이 죽어야 하냐"며 동물원 측을 향한 비난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서 퓨마 사살 사건과 관련된 게시글이 19일 오전 11시 기준 58건이 올라왔다. 동물원을 폐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의 이형주 대표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만일 사람을 공격한다면 여느 야생동물과 마찬가지로 위험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풀리거나 탈출했을 때 무조건 사살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마취총을 이용해 붙잡지 못한 데 대해서는 경위를 정확하게 밝히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추후 재발 방지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인사이트뉴스1 


한편 이번 '퓨마 사살 사건'과 관련, 한 누리꾼이 남긴 댓글 하나가 눈길을 끈다.


퓨마에겐 꿈같은 몇 시간이었을 듯...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세상이 네모난 줄 알았을 텐데 끝없이 펼쳐진 바깥세상을 돌아다니면서 얼마나 설레고 행복하고 한편으론 두려웠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