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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치 앞도 안보이는 물속에서 손으로 더듬어 변사체 찾는 수중과학수사대

땅 위 범죄현장에 '과학수사대'가 있다면 물속 범죄 현장엔 '수중 과학수사대'가 있다.

인사이트뉴스1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노란 폴리스 라인이 쳐진 범행 현장.


그곳에서 각종 최신 장비를 동원해 증거를 수집하고 시신을 확인하며 범행 과정을 추적하는 이들을 우리는 '과학수사대'라 부른다.


하얀 보호복을 입은 채 들판, 산속, 공사장, 도심 한복판 등 범행이 일어난 곳이라면 어디든 나타나는 과학수사대는 우리에게도 꽤 익숙하다. 


그렇다면, 땅이 아닌 물속에서 벌어진 범죄 현장에도 억울한 죽음을 밝힐 과학수사대가 있을까.


지난 11일 페이스북 페이지 EBS Story에는 진실을 위해 물속으로 뛰어드는 '수중과학수사대'의 삶이 조명됐다.


해당 영상은 과학수사대에 근무하고 있는 백경훈 경장의 시선으로 그려졌다.


인사이트Facebook 'EBS Story-다이렉트시네마 당신의 1분' 


과학수사대에 들어온 지 3년이 됐다는 백 경장은 1년 전부터 수중과학수사를 담당하고 있다.


수중과학수사대는 말 그대로다. 물속에서 범죄 현장에 대한 과학수사를 펼치는 것을 뜻한다.


평소 취미로 스킨스쿠버를 즐겼던 백 경장은 조금이나마 범죄수사에 보탬이 되고자 자신의 능력을 살려 수중과학수사에 지원했다.


물은 땅보다 유실과 부패 가능성이 높아 무엇보다 전문가들의 정확하고 예리한 판단을 필요로한다.


이들은 최대한 훼손 없이 빠르게 시신을 인양하고, 범인을 찾는 데 결정적 증거가 될 물품을 샅샅이 뒤진다.


인사이트


인사이트Facebook 'EBS Story-다이렉트시네마 당신의 1분' 


물속은 밤보다 어둡다. 물을 휘저을 때마다 앞은 더 흐려지고, 시야가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수색을 해야한다.


백 경장은 이 상황을 "그냥 어두운 나락으로 한없이 떨어지는 느낌"이라고 묘사했다.


앞이 하나도 보이지 않을 땐 손으로 더듬어가며 시신을 찾는다.


눈을 가린 채 오직 감각만으로 증거물을 찾고 시신을 발견하는 훈련을 수도 없이 해왔다.


이날 백 경장은 수심 4m 지점에서 시신을 발견했다. 물속에서 익사체의 위치가 확인되면 부이를 띄우고 밖에 있던 예비대원이 인양백을 가지고 물속으로 들어와 수중 시체를 실어 나른다.


이 과정에서 시체가 손상되지 않도록 수사대는 또 조심하고 조심한다. 찰나의 실수로 범인을 놓칠 순 없는 일이다.


인사이트Facebook 'EBS Story-다이렉트시네마 당신의 1분' 


보이지 않는다는 불안감, 물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 밤마다 몸을 옥죄는 잠수병까지.


이 모든 걸 감수하게 된 이유는 단 하나, 억울한 죽음이 있어선 안된다는 사명감 때문이다.


사건의 진실만 밝힐 수 있다면 언제든 물에 뛰어들 준비가 돼 있다. 그래서 수중과학수사대는 스스로를 이렇게 정의한다. 


"우리는 '진실'을 인양하는 사람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