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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이 '뉴 캡틴' 손흥민에게 주장 자리 물려주며 꼭 해주고 싶었던 말

4년간 한국 축구 대표팀을 지켜온 기성용이 아끼는 후배이자 새로운 캡틴 손흥민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넸다.

인사이트뉴스1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4년간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을 이끌었던 기성용이 '캡틴'의 자리를 내려놨다.


써본 자만 알 수 있는 왕관의 무게, 기성용은 앞으로 그 무게를 짊어져야 할 손흥민에게 이 말을 꼭 해주고 싶었다.


"짐은 혼자 지는 게 아니야"


지난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칠레와의 A매치 평가전이 끝나고 기성용은 '뉴 캡틴' 손흥민에 대해 언급했다.


인사이트뉴스1 


"주장은 희생이 필요한 자리"


이날 기성용은 "손흥민이 아시안게임에 다녀와서 굉장히 피곤할 텐데 군말없이 열심히 한다"며 기특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주장으로서 부담이 될텐데 운동장에서 많이 보여주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기성용은 완장을 찬 손흥민에게 리더로서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했다.


기성용은 "길게 봤을 때 앞으로 4년간 흥민이가 리더로서 잘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주장이라는 자리엔 희생이 뒤따르고, 여기에 손흥민이 유럽에서 뛰는 만큼 체력적으로도 힘들 수 있음을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짐은 혼자 지는 게 아니다"라며 "주위에서 다 같이 도와줘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인사이트뉴스1


기성용도 쉽지 않았던 캡틴이라는 무게 


기성용이 '캡틴' 손흥민에게 최대한 부담을 내려놓으라 조언한 건 그만한 이유가 있다.


2008년부터 국가대표로 그라운드에 섰던 기성용은 2014년 10월, 첫 주장 완장을 차게 된다.


그때부터 기성용은 자신의 기량뿐 아니라 팀 전체를 위해 경기를 뛰었다.


때로는 질책과 비판으로, 때로는 격려와 믿음으로 선수들을 이끌어야 했다. 아쉬운 경기가 있을 때면 죄책감마저 들었다.


실제로 러시아 월드컵이 끝난 후 기성용은 "주장으로서 그동안 팀을 잘 이끌지 못했다는 책임감이 있었다"며 "그 책임감이 무거웠고 힘들었다"고 말한 바 있다.


누군가에겐 꿈에 그리는 완장일지도 모르겠지만, 쉬이 짊어질 수 있는 왕관은 아니었다. 그 고충을 잘 알기에 기성용은 '뉴 캡틴' 손흥민이 더욱 마음 쓰였을지도 모른다.



칠레전이 끝나고 경기장 밖에서 손흥민이 기성용 품에 와락 안기는 모습이 한 시민의 카메라에 포착됐다.


전 캡틴과 현 캡틴으로서 서로에게 한없이 고맙고 미안한 마음.


아마 두 사람의 관계를 한마디로 표현하라고 한다면 이 장면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