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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전 이미 상도유치원 '붕괴 위험' 경고…하나도 시정 안됐다"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서 발생한 상도유치원 기울임 사고와 관련, 6개월 전 이미 '붕괴 경고'가 나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인사이트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상도유치원, 지난 3월 붕괴 가능성 지적 받아 "붕괴 경고 여러 번 했는데도 시정 안됐다"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상도유치원 건물 기울임 사고와 관련, 이미 6개월 전부터 붕괴 가능성이 제기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관계부처에 이미 붕괴 위험성을 경고했지만 시정되지 않아 안전불감증 비판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7일 YTN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 아침'에서는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이수곤 교수가 출연, 이번 서울 동작구 상도동 기울임 사고에 대해 이야기했다.


김 교수는 지난 3월 상도유치원 측의 의뢰를 받아 실사 점검에 나선 바 있다. 유치원 측에서 바로 옆 빌라 공사로 건물이 무너질 것 같다는 의문을 제기했기 때문.


당시 상도유치원 바로 옆 다세대주택 공사장에서는 굴착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3월 기준으로 50% 정도 돼 있었으며 현재는 80% 정도 진행된 상태다.


인사이트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실사 결과 이 지역은 붕괴 우려가 큰 편마암으로 이뤄져 있었다. 얼마 전 대형 싱크홀이 발생한 금천구 가산동의 한 아파트 역시 편마암 지질이었다.


김 교수는 "편마암에는 단층이 있어 무너질 위험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굴착하게 되면 붕괴된다', '잘못하면 위험하다', '만약 굴착할 시 가시설을 제대로 설치해야 한다' 등 붕괴 가능성을 지적한 보고서를 작성했고, 관계기관과 반드시 협의할 것을 당부했다.


하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다. 공사는 예정대로 진행됐다.


김 교수는 "구청이나 시청이나 국토부 이런 곳이 문제가 있다. 시스템이 없다. 주민들이 아무리 이야기해도 시정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인사이트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결국 우려했던 사태가 벌어졌다. 폭우로 지반이 약해지면서 지난 6일 오후 11시 22분께 공사장 흙막이가 무너졌고 이 여파로 상도유치원이 20도 가까이 기울었다.


늦은 밤 깜짝 놀란 인근 주민들은 모두 대피했다.


만약 원생이 등원한 오전에 발생했다면 대규모 인명 피해가 일어날 만큼 심각한 상황이었다.


김 교수는 "5개월 전 지질을 보고 붕괴를 예측해 보고서를 써줬는데 정부는 그걸 왜 사전에 수렴하고 조치를 제대로 안 시켜주는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그러면서 "세월호 사고 후 우리 사회가 바뀐게 없다. 개인의 양심에 맡기고 사고나면 실무자 몇 명 잡아넣는 거로는 근본적인 대책이 안된다. 재난안전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지자체에서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사이트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한편 7일 한국시설안전공단은 재난현장 통합지원본부에서 브리핑을 열고 "기울어진 건물 기둥이 다 파괴돼 건물을 사용할 수 없다"는 진단 결과를 발표했다. 


또 "현재 기울어진 상태로 버티고 있지만 흙이 새면서 옆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있다"며 "흙을 메우는 작업을 통해 붕괴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사후 대책을 전했다.


이번 기울임 사고로 상도유치원은 이날부터 임시휴원에 들어간다. 다만 상도유치원과 인접한 상도초등학교는 휴교하지 않는다.


서울시 동작 관악 교육지원청 민병관 교육장은 "상도초와 상도유치원은 큰 운동장 사이를 두고 떨어져 있어 운동장만 폐쇄한다"며 "유치원과 관계없는 별도의 통학로를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