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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때 "가족 중 누가 돈 버냐"는 문제에 '엄마'라 했다가 틀린 사연

때 묻지 않은 한 소년이 '편견'에 사로잡힌 선생님을 교육(?)했던 일화가 전해졌다.

인사이트KBS2 '1 대 100'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가족 중 돈을 버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때 묻지 않은 한 초등학생 소년은 어느 날 학교 시험문제에서 이 문제를 보았다.


곰곰이 생각할 필요도 없이 명확하게 엄마의 수입이 더 높은 가정에서 지내는 이 소년은 답안지에 '엄마'를 표기했다.


그런데 담임 선생님은 난데없이 '오답'으로 채점했다. 이 학생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날벼락과도 같았다. 당연히 맞다고 생각한 문제가 '오답'이라니.


인사이트


인사이트KBS2 '1 대 100'


학생은 즉각 선생님을 찾아갔다. 그리고 물었다. "선생님, 이게 왜 틀렸다고 채점하신 건가요?"라고.


돌아온 선생님의 답은 "너에 관해서 물은 게 아니란다"였다. 학생들에게 편견을 심어주지 않아야 하는 선생님은 너무도 자연스럽게 학생에게 '선입견'·'편견'을 강요했다.


"선생님, 우리 집에서는 엄마가 돈을 더 많이 벌어요!"라는 말도 먹히지 않았다. 아이가 선생님과 논쟁을 펼치는 동안 해는 뉘엿뉘엿 져 밖은 어둠으로 가득 찼다.


인사이트


인사이트KBS2 '1 대 100'


하지만 학생에게는 머릿속에 편견이 가득 찬 선생님을 설득하는 게 먼저였다. 학생은 한발 물러서서 "문제에 '보편적'이라는 단어라도 넣으셨어야 해요"라고 말했지만, 선생님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으려 했다.


결국 소식을 들은 학생의 엄마가 달려왔다. 이때 선생님들은 "드디어, 아이가 가겠구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자초지종을 들은 아이의 엄마는 "아니, 선생님!"이라고 함께 공세를 펼쳤다.


선생들은 표정이 결국 안 좋아졌고, 문제는 깔끔하게 해결되지 않았다.


인사이트KBS2 '1 대 100'


고구마 스무 개는 먹은 듯 답답한 이 사연은 '7개 국어'를 학습했다는 조승연 작가의 어린 시절 이야기다. 지난 4일 KBS2 '1 대 100'에 출연한 조 작가에 따르면 전(前) KBS 아나운서였던 어머니가 아버지보다 수입이 진짜로 높았다고 한다.


그래서 항의했던 것이지만, 결국 어머니는 선생님에게 "죄송하다"는 사과를 했다고 한다. 사과 이야기는 과거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서 밝힌 바 있다.


'편견'을 극도로 싫어했던 조 작가는 결국 어머니의 권유를 받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넓은 세상에서 많은 지식을 습득한 그는 '큰 사람'이 돼 한국에서 작가로 이름을 드높이고 있다.


인사이트KBS2 '1 대 100'


짧은 과거 일화지만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많은 숙제를 던져주는 듯하다. 가정에서 돈을 버는 사람이 누구인지 택하는 문제가 나와도 되는 것일까.


비록 36세인 조작가가 초등학생(국민학생)인 시절은 8, 90년대라고는 해도 '보편적으로'라는 말이 붙어도 답은 '아빠'가 되는 게 맞는 걸까.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이 늘고 있는 지금 실정에 이 문제는 그 자체로 틀린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