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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100만 유저 소라넷을 무너뜨린 피해자들의 역습 '하용가'

강간 모의 댓글을 달고 영상을 찍어 공유하며 100만명까지 회원을 모았던 역대급 음란 사이트 소라넷이 피해자들의 손으로 폐쇄됐다.

인사이트이프북스


[인사이트] 이하영 기자 = 술 먹고 모텔방에 뻗은 여자친구 강간 멤버를 모집하는 글이 소라넷에 올라왔다.


글을 올린 남자는 여자가 자신을 배신하고 다른 놈과 바람을 피웠다고 말했다.


정말일까? 알 수 없다. 하지만 해당 여성이 그날 술에 취한 채로 여러 명의 남자에게 유린당했다는 기록은 남았다.


이런 일도 있었다. 다른 인턴들과 어울리지 않는 콧대 높은 여자 인턴이 '김치년' 소리를 듣는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남자 동료들에게 일방적 '김치년'으로 모독당하던 그녀는 어느 날 동료 여자 인턴을 통해 자신의 성관계 동영상이 인터넷에 떠돌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녀는 한 어학당에서 몇 달간 중국어 강사로 아르바이트하던 시절을 떠올린다.


일이 끝나고 남자 원장과 함께 마신 맥주에 수면제가 들어가 있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었다.


잊고 싶었던 기억에 여자의 얼굴은 하얗게 질린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해당 동영상은 인터넷에 급속히 퍼져나갔고 남자를 믿고 맥주 한 잔 마셨다는 이유로 그녀는 수많은 사람에게 알몸을 내보이는 노리갯감이 되었다.


위의 사례들은 소설 '하용가'에 나오는 이야기의 일부다.


'그녀'들의 이름은 가명이지만 참혹한 이야기들은 진실이다.


다큐멘터리 성격을 띠는 이 책 속 내용은 모두 실제 일어났던 일을 기초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소설 속에는 여자들이 모여 연대를 이룬 '메두사'라는 커뮤니티 활동이 나온다.


인사이트회원 100만명까지 확보했던 음란 사이트 '소라넷' 홈페이지


그녀들은 울고만 있지 않았다. 성폭행 증거를 채집하고 기록했다.


사이트 마비, 강간 모의 현장 덮치기, 국회의원 지원하기 등. 여러 날 고군분투한 결과 그들은 결국 100만명의 유저를 거느린 음란사이트 '소라넷'의 폐쇄를 이뤄낸다.


모든 일을 끝내고 마지막 장에서 주인공은 질문을 던진다. 왜 그녀들이 이런 일을 시작하게 됐는지 말이다.


지하철 화장실 몰카, 데이트 폭력, 직장 내 강간 사건. 암울한 현실의 문 앞에서 마음이 한없이 무거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