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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데이터를 철학하다' 현대인에게 건네는 '데이터 주인' 되기 지침서

정보가 지금보다 더 늘어나는 미래 사회에서는 빅데이터를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더욱 중요해진다.

인사이트흐름출판


[인사이트] 이하영 기자 = 미래 직업 중 각광받는 직업이 있다. 빅데이터 분석가. 


이름은 생소하지만 우리 삶에 이미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일이다. 


디지털 정보체계를 이용해 우리는 많은 정보를 짧은 시간 안에 손에 넣을 수 있게 되었다. 


신용카드 내용을 분석해 사용자의 일상생활 거리를 알 수도 있고 어느 분야에 돈을 사용하느냐로 성향을 파악할 수도 있다. 


미국의 한 여고생 빅데이터 분석으로 출산용품 할인 쿠폰을 받은 일은 이제 너무 유명한 사례가 되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아이, 로봇'


데이터는 누군가를 만나지 않더라도 마치 오랫동안 만난 것처럼 한 사람을 파악하기 너무나 편리하다. 


물론 기업 입장에서는 이것보다 더 좋은 것이 없다. 


저렴한 비용으로 고객의 취향을 알고 접점을 찾아 마케팅에 적극 활용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주 쓰는 제품의 할인권을 받거나 구입했던 책과 유사한 종류의 책을 추천받는 것 또한 모두 기업이 빅데이터를 부지런히 활용한 결과물이다. 


기업과 반대로 소비자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어떨까. 


자신의 성향에 맞는 브랜드와 물건을 계속 접하다 보면 파블로프의 개처럼 일정 물건을 보는 순간 우리는 사야한다는 '조건반사'를 일으킬지도 모른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상품을 사는데 길들여진 사람이라면 정보 판별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 


아침에 학교나 직장으로 향하며 보기 시작하는 스마트폰 뉴스의 제목 속에도 교묘한 데이터의 음모는 도사리고 있다. 


"사실 보도를 기초로 한 뉴스가 거짓을 말할 리 없다"는 생각으로 문제를 생각하면 그대로 믿게 된다. 


가치판단 없이 누군가 주는 정보를 그대로 믿게 되는 것. 


삼인성시호(三人成市虎)라는 말이 있다. 세 사람이 짜면 길거리에 호랑이가 나왔다는 거짓말도 꾸밀 수 있다는 말이다. 거짓말이라도 다수가 말하면 진실로 둔갑한다. 


데이터가 지배하는 온라인 세상에서는 말할 것도 없다. 


한 두 사람이 수백명 역할을 하며 댓글 조작을 할 수 있고 가짜 뉴스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경험으로 알고 있다. 


어떤 필터로 보느냐에 따라 세상은 달라진다. 빨강색 안경을 끼고 보면 세상이 불타오르듯 붉게 보일 수밖에 없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Independent


데이터의 기록자이자 주인공인 인간이 오히려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데이터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비관론이 나오는 이유다. 


많이 아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진실과 거짓, 실체와 허상을 구분할 수 있는 시선이 절실히 필요해지고 있다. 


이 책에서는 자신이 보고 싶은 것을 보지 않고 정보를 바라볼 때 '객관성'을 유지하는 것으로 난관을 헤쳐나갈 수 있다고 말한다.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고 중도를 지키는 마음, 주체적인 관점과 목적이 결국 데이터를 바로 볼 수 있게 하는 방법이라 말한다. 


AI의 활동이 더욱 격화되는 앞으로의 사회에서 결정을 인공지능에 맡겨버리는 인간이란 무얼까. 


그럴 경우 저자는 스스로 통제력을 잃고 경쟁력이 도태될 뿐이라 말한다. 시키는대로 하는 사람은 자동차의 운전자가 아닌 부품과 다를 바 없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아이, 로봇'


앞서 이야기 했듯 무색의 데이터는 어떤 이름을 붙여주느냐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 


'새빨간색'은 선정적이고 부정적으로 들리지만 '진빨강'은 장미꽃이나 옷의 색을 떠올리게 한다. 


한국 대표 시인 중 한 명인 김춘수는 '꽃'이라는 시에서 이렇게 말한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그는 나에게로 와서/꽃이 되었다" 데이터란 그야말로 김춘수 시인이 꽃에 했던 비유와 같다. 


어떻게 불러주느냐에 따라 꽃이 가진 의미가 변화한다. 


당신이 데이터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데이터의 모습은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