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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실서 '나체' 보여주는 의사들에게 '성범죄 지옥' 겪은 강원대병원 간호사들

국립 강원대병원 간호사들이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성추행과 성희롱 및 의사 갑질 등으로 고생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이하영 기자 = 국내 유명 국립병원 수술실에서 의사들이 자행했던 성범죄 행위들이 전해졌다.


지난 16일 의료연대본부 강원대분회는 지난달(7월) 7일 국립 강원대학교 병원 수술실 간호사 37인이 19쪽 분량의 수술실 고충 사항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19쪽에 달하는 문건에는 의사들이 수술실 등지에서 자행하는 간호사들에 대한 심각한 인권유린 행위가 폭로됐다.


의사들은 수술 고글을 벗겨주는 간호사에게 얼굴을 들이밀며 뽀뽀하려 하거나 "섹시한 여자가 좋다"며 짧은 바지를 입고 오라고 하기도 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수술용 가운을 입혀주는 간호사를 껴안으려 하거나 근무복을 입는 동안 등쪽에 있는 속옷을 만졌다는 증언도 있었다.


샤워를 하고 나서 맨몸으로 탈의실에서 나와 간호사들에게 자신의 나체를 드러내 당황케한 교수도 있었다.


이 외에도 의사들은 여성·간호사로서 온갖 모멸감과 수치심을 느낄 만큼 성추행과 성희롱을 일삼았다. 간호사들이 수술실을 '성범죄 지옥'으로 평할 정도였다.


심지어 의사들은 회식 자리에서 마음에 드는 간호사를 불러 옆에 앉힌 후 허벅지 등 신체 부위를 만지는 강제추행도 수시로 자행했다고 전해졌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의사들의 권위를 이용한 갑질도 성추행·성희롱 횟수만큼 많았다.


수술 준비 동안 기구를 위협적으로 던지는 일이 빈번했다. 바늘이 끼워진 수술 도구를 던지기도 해 간호사들은 자상의 위험 속에서 근무해야만 했다.


의견을 제시하는 간호사에게도 "어디 감히 의사에게 대들어?"라며 권위적인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간호사들은 "의사들의 성범죄를 용인해주는 폭력적인 병원 문화가 있기 때문에 이와 같은 행태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면서 "이제는 멈추도록 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강원대분회는 병원에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사항을 요구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폭로된 성범죄 진상 조사에 측각 착수하고 책임자를 처벌할 것, 수술실 의사가 간호사에게 저지른 성범죄에 사과할 것, 진상 조사 과정에서 피해자를 위한 보호 방안을 즉각 발표할 것, 갑질이 만연한 직장 문화를 방조한 책임에 대해 사과하고 근본적인 개선 대책을 마련할 것 등이다.


이에 강원대학교 병원은 지난 17일 해명 자료를 통해 전담팀을 꾸려 수술실 간호사의 근무 환경을 개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2차 피해와 불합리한 결과에 대해서도 면밀히 검토하겠다는 방침을 전했다.


문건을 제시한 의료연대본부 강원대분회는 해당 사건을 원내 고충처리위원회, 국가인권위원회에도 접수할 예정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