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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철창 안에서만 살아 문 열어줘도 나올 줄 모르는 '개공장' 강아지들

"너희는 이제 자유야" 철창 우리의 문을 열어주자 '개 공장'의 강아지들은 오히려 뒤로 물러났다.

인사이트EBS1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인사이트] 황효정 기자 = 한평생 좁디좁은 철창 우리에 갇혀 산 강아지들에겐 그곳이 세상의 전부였다.


지난 10일 EBS1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는 전라북도 완주군에 위치한 불법 강아지 공장에 갇힌 강아지들을 구조하는 장면을 촬영, 방송했다.


이른바 강아지 공장은 상업적 목적으로 강아지를 대량 번식시키는 생산 시설을 뜻한다.


이날 제작진은 제보를 받고 도롯가 바로 옆에 있는 정체불명의 비닐하우스를 찾았다. 바로 문제의 불법 강아지 공장이었다.


공장 내부는 충격적이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철창에 개 100여 마리가 갇혀 있는 모습이었다. 녀석들은 몸을 움직이기도 힘든 어둡고 좁은 곳에 웅크려 있었다.


인사이트EBS1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철창 주위에는 오물이 산더미처럼 쌓였고, 물통에는 썩은 물이 찰랑거리고 있었다. 그 썩은 물도 귀한 듯 폭염에 지친 개들은 허겁지겁 마셔댔다.


이곳에서 강아지들은 공장의 기계처럼 평생 새끼만을 낳다 죽는다. 많게는 1년에 3번까지 임신을 한다. 탈출구는 둘 중 하나다. 죽거나, 식용으로 팔리거나.


보고도 믿기지 않는 참혹한 현실에 좀처럼 입을 다물지 못하던 활동가들은 일단 굳게 잠겨있던 철창문을 열어주며 구조작업을 시작했다. 그런데 강아지들은 열린 문 앞에서 쭈뼛대며 안절부절못하는 등 좀처럼 나오지를 않았다.


현장에 함께 한 설채현 반려견 행동 교육 전문가는 "나와 본 적이 없으니까, 평생 여기서 살았으니까 나오는 게 두려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녀석들의 세상은 좁디좁은 이 철창이었다. 단 한 번도 제 발로 나와본 적이 없는 곳, 강아지들은 구조가들의 "가자"고 어르는 목소리에도 멀찌감치 물러나 어쩔 줄 몰라 했다. 오히려 철창 구석으로 몰려가 똘똘 뭉쳐 꼬리를 말고 잔뜩 겁을 먹은 모습을 보였다.


인사이트EBS1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이에 설 전문가는 "오늘 구조작업을 하지 않았다면 이 친구들의 세상은 죽을 때까지 여기였을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결국 사람이 직접 우리 안으로 들어가 품에 안고 녀석들을 꺼냈다. 사람 손길이 무서운지 얼음이 된 강아지들은 그대로 품에 안긴 채 공장 밖을 나섰다.


공장 밖에 있는 하늘과 산과 나무는 녀석들에겐 모두 낯선 풍경일 터. 태어나서 처음으로 세상을 마주한 강아지들은 동그란 눈으로 주위 풍경을 마음에 담았다.


설 전문가는 "이런 데 있으면 사람한테 마음의 문을 닫곤 하는데, 아이들이 하나같이 다 착하다"며 더욱 마음 아파했다.


이날 해당 공장의 강아지 96마리 전원이 구조됐다. 구조된 녀석들은 동물보호단체와 유기견 입양카페로 가 보호를 받을 예정이다. 


Naver TV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