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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우월주의 'KKK'에 몰래 잠입했던 최초의 흑인 경찰관

백인우월주의 단체에 몰래 잠입해 중요한 정보를 빼냈던 흑인 경찰관의 이야기가 조명받고 있다.

인사이트Mirror


[인사이트] 장경윤 기자 = 지난 5월 칸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의 영예를 안은 영화 '블랙클랜스맨'.


이 영화는 한 '흑인' 형사가 백인우월주의 단체 KKK(Ku Klux Klan)에 잠입해 조직의 고위직까지 올라간다는 이야기를 다룬다. 


그러나 영화의 내용보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따로 있다. 바로 이 영화가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됐다는 것.


지난 15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미러는 블랙클랜스맨의 미국 개봉에 맞춰 실제로 KKK에 잠입했던 흑인 경찰의 이야기를 재조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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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콜로라도 스프링스 경찰궁에서 정보원으로 일하던 론 스탈워스는 직장 내에서 유일한 흑인이었다.


때문에 론은 당시 빈번하게 발생했던 KKK의 흑인 폭력과 살해 사건에 자연스럽게 높은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신문을 보던 론은 "KKK 단원을 모집한다"는 신문 광고를 보고는 이곳에 몰래 잠입해 정보를 알아내기로 결심했다.


론은 먼저 KKK에 전화를 걸어 "나는 흑인, 유대인, 멕시코인, 아시아인을 싫어하는 백인 남자"라며 "단체에 가입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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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론은 별다른 의심없이 단체에 가입되었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은 많았다. 


단체는 곧 "직접 얼굴을 보자"며 집회 장소와 날짜를 론에게 알려주었다.


그러자 론은 자신의 동료이자 백인이기도 한 척(Chuck)에게 대신 집회에 가달라고 부탁했다. 


이 과정에서 여러 허점도 드러냈지만, 다행히 척은 무사히 연기를 펼치며 들키지 않고 임무를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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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반대로, 론과 척은 KKK에 '너무나' 적응을 잘 했다.


수개월이 지나 단체의 신임을 얻은 론은 곧 "스프링스 지부의 책임자가 되어달라"는 권유까지 받게 됐다.


더욱 대담해진 론은 척을 통해 KKK의 지도자에게 "당신의 조직에 비밀 경찰이 침투할 수도 있는데 두렵지도 않은가", "백인인 척 하는 흑인이 무섭지 않느냐"고 물어봤다.


그러자 KKK의 지도자는 "전혀 무섭지 않다"며 "왜냐하면 나는 대화만 하면 흑인인지 아닌지 금방 알 수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론의 입장에서는 그저 실소를 머금을 수밖에 없는 발언이었다. 


인사이트ABC 4


KKK에 몸을 담는 동안 론은 세 차례에 걸친 인종 차별 공격을 사전에 차단시켰다. 


또한 론은 KKK가 게이바에 폭탄을 던질 것이란 계획을 밝혀냈으며, KKK의 중요한 자금 출처를 밝혀냈다.


경찰과 육군 장교 중에도 KKK의 회원이 다수 숨어있다는 사실은 놀랄 일도 아니었다.


론은 이 모든 사실을 하나도 남기지 않고 꼼꼼히 기록해 경찰에 보고했다.


인사이트ABC 4


이후 KKK에서 무사히 빠져나온 론은 2005년 수사관에서 은퇴할 때까지 자신의 비밀을 어디에도 말하지 않았다.


어느 정도 안전을 확보했다 생각한 론은 2006년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KKK에 잠입해 조사를 했음을 밝혔다. 


2014년에는 자신의 경험담을 적은 '블랙 클랜스맨'이라는 책을 출간했고, 이는 몇년 뒤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 영화는 아직 국내 개봉 소식이 없는 상황. 다만 유튜브에 공개된 공식 예고편으로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다.


YouTube '한반지 영화 예고편 처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