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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보트 사고로 순직한 동료들에 울며 '마지막 경례'한 소방관

지난 12일 한강 보트 전복사고로 순직한 소방관 두 명에 대해 합동영결식이 엄수됐다.

인사이트사진 = 고대현 기자 daehyun@


[인사이트] 황효정 기자 = 이제는 볼 수 없어 가슴 속에 묻고 지내야 한다는 사실에 현장에 함께 있지 못했던 것이 그저 미안할 뿐인 동료는 눈물만을 쏟았다.


16일 오전 10시 경기 김포시 마산동 김포생활체육관에서는 앞서 지난 12일 한강에서 보트 사고로 순직한 김포소방서 소속 故 오동진(37) 소방위와 심문규(37) 소방장의 합동영결식이 엄수됐다.


이날 경기도청장(葬)으로 거행된 영결식장에는 유가족, 동료 소방관, 시민 등 1,000여 명이 함께해 두 소방관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동료 소방관들은 오 소방위, 심 소방장의 영정사진과 위패, 시신이 든 관을 들고 영결식장에 입장했다. 유가족은 그 뒤를 따르며 눈물을 훔쳤다.


합동 영결식은 고인에 대한 묵념·약력 보고·1계급 특진 추서·영결사·조사·헌화 및 분향 순으로 진행됐다. 조사(弔詞)는 동료들 중 임용 동기인 손석중 김포소방서 소방교가 낭독했다.


인사이트


인사이트사진 = 고대현 기자 daehyun@


손 소방교는 "너희가 예전처럼 수난구조대 문을 열고 들어와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또 다른 출동을 하며 돌아가는 길에 서로 마주 보며 마감하던 나날을 함께 할 것만 같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추모했다.


이어 "고된 현장에서 너희가 있어 큰 위로가 됐고 버틸 수 있었는데 지금은 그 빈 자리가 너무 크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함께할 날이 많았는데 이제 볼 수 없고 가슴에 묻어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 아프다"며 "사랑하는 동기들아, 나의 소중한 친구 동진아, 문규야. 함께하지 못해 미안하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울먹였다.


조사를 낭독하는 내내 눈물을 흘리던 손 소방교는 "동갑내기 친구였지만 늘 형처럼 의젓했던 내 친구 동진이, 현장에서 온 힘을 다 쏟고도 돌아오는 길에 항상 쌍둥이 자식 사진을 보며 미소 짓던 멋진 소방관이자 아빠였던 내 친구 문규"라며 마지막에는 결국 오열을 그치지 못했다.


손 소방교는 울며 영정사진을 향해 경례를 올렸다. 이들과 함께 근무했던 소방서 동료들도 고개를 숙인 채 눈물을 흘렸다.


인사이트


인사이트사진 = 고대현 기자 daehyun@


오 소방위와 심 소방장은 지난 12일 오후 1시 35분께 "민간보트가 신곡 수중보에 걸려 있다"는 신고를 받고 한강 하류로 출동했다가 수난구조대 보트가 뒤집히면서 물에 빠져 실종됐다. 이후 사고 발생 이틀째인 13일 오후 사고지연 주변에서 각각 숨진 채 발견됐다.


동료들의 눈물과 안타까움 속에서 결국 마지막 길을 떠난 두 소방관. 같은 날 소방관이 돼 모범 공무원 표창까지 함께 받았던 37살 동갑내기 두 친구는 수많은 현장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열혈 소방관이었다.


소방청은 이들 소방관에 1계급 특진과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했다. 두 소방관의 유해는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영결식에 참석한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고인의 희생이 헛되지 않게 소방안전의 대책을 마련하고 다시는 같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게 해야 한다"며 "경기도는 현장 소방인력을 단계적으로 충원하고 소방 안전장치를 확충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