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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외모로 황실 정보 캐내 조선을 망하게 했던 '일본 스파이'의 정체

이토 히로부미에겐 딸이 하나 있었고, 그 딸은 조선에 들어와 악랄한 '일본 스파이'로 활약했다.

인사이트

다야마 사다코를 모티브로 한 '각시탈' 채홍주(한채아 분) 역 / KBS 2TV '각시탈'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일본 제국주의의 중심' 이토 히로부미에게는 어여쁜 딸이 하나 있었다.


이름은 다야마 사다코(田山貞子), 사다코는 어릴 때부터 머리가 좋고 총명했다.


지나가는 남자들이 흘깃 시선을 둘 만큼 절세 미인이기도 했다.


히로부미는 그런 사다코에게 수영, 승마, 사격, 국제예절, 변장술 등을 가르쳤다. 사다코를 조선으로 보내 '밀정' 역할을 하도록 교육시킨 것이다.


그의 계략은 기가 막히게 통했다. 고종은 애교도 많고 매력적인 미소를 지닌 사다코에게 한눈에 반한다.


인사이트 다야마 사다코를 모티브로 한 '각시탈' 채홍주(한채아 분) 역 / KBS 2TV '각시탈'


그렇게 은밀한 정사(政事)가 시작됐다. 철저히 신분을 숨긴 사다코는 고종에게 "이토 히로부미는 다른 나라의 침략으로부터 조선을 보호해 줄 인물"이라고 속삭인다.


조선 황실의 기밀을 빼내 모두 일본으로 넘기는 과감함도 보였다.


당시 고종은 러시아 세력을 이용, 일본을 견제하고 블라디보스토크로의 피신을 계획했다. 하지만 시도하기도 전에 일본에 발각됐는데 이 또한 사다코가 밀고했다는 설이 있다.


이토 히로부미가 총살 당한 이후에도 사다코의 밀정은 계속됐다.


인사이트다야마 사다코를 모티브로 한 '각시탈' 채홍주(한채아 분) 역 / KBS 2TV '각시탈'


그는 만주로 건너가 미인계를 이용해 독립군들의 정보를 캐냈고, 이를 토대로 독립군을 체포하고 살해하는 단체 '보민회'를 창설한다.


조선 여성 100여명을 남태평양까지 끌고 가 일본군 위안소에 집어넣었다. 당연히 조선인을 팔아넘긴 금전적 대가는 모두 사다코의 주머니로 들어갔다.


자신이 하는 행동이 모두 '조선을 망하게 하는 일'이었던 다야마 사다코.


그의 본명은 배정자. 사실 그는 조선인이었다.


인사이트tvN '프리한 19'


1870년 경남 김해에서 태어난 배정자는 어린 시절 배분남으로 불렸다. 일명 '개똥이'


아버지 배지홍은 지금으로 치면 지방공무원이었는데, 흥선대원군을 등에 업고 있어 나름 지역 실세로 통했다.


하지만 대원군의 실각으로 배지홍은 '역모'가 됐고, 가족들은 노비 신세를 면치 못했다.


그때 배정자의 나이 4살이었다.


아버지를 죽인 조선이란 나라에 배신감과 원망만 가득했던 배정자는 기생, 비구니 등으로 살다 김옥균의 눈에 띄어 이토 히로부미와 연을 맺는다.


히로부미는 그런 배정자를 양녀로 들이고 죽은 친딸의 이름을 붙여준다.


인사이트tvN '프리한19' 


히로부미의 철저한 계획으로 '일본 스파이'로 길러진 배정자는 광복 후 '친일 1호'로 검거된다.


재판장에 선 그는 자신의 만행을 "어린 나이의 실수였을 뿐"이라 평했다.


마지막까지도 반성은 없었다. 


일본인보다 더욱 악랄했던 조선인 배정자는 출소 후 1952년 2월 쓸쓸히 죽음을 맞이했다. 그의 나이 82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