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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 신고 매일 서서 일하는 여성의 '굳은살'로 뒤덮여버린 발

서비스직에서 종사하는 여직원들의 발은 딱딱한 구두에 살이 쓸리고 휘어져 한눈에 봐도 변형된 모습이었다.

인사이트엘카코리아노동조합


[인사이트] 변보경 기자 = 발가락 마디마다 툭 튀어나온 뼈.


딱딱한 구두에 살이 쓸려 생긴 물집은 곪고 곪아 딱딱한 굳은살이 된 지 오래다.


하루 8시간도 넘게 서서 일하는 서비스직 종사자 여직원들의 발이 그러하다.


최근 각종 노동조합 커뮤니티에는 굳고 휘어진 변형된 맨발 사진이 여럿 게재됐다.


백화점과 면세점 등 유명 화장품을 판매하는 여직원들은 '직업 특성상' 정해진 구두를 신고 근무에 나선다.


인사이트엘카코리아노동조합


발에 맞지 않는 구두를 신는 여직원들의 발은 이미 각종 족부 질환이 의심될 정도로 심각하게 변형된 모습이다.


공개된 사진을 본 전문의도 "당장 수술이 시급한 상태"라고 혀를 내두를 정도.


여직원들이 꽁꽁 숨겨왔던 발을 공개하는 이유는 "휴식을 보장해 달라"는 것이었다.


무지외반증, 족저근막염 등 족부 질환을 앓고 있는 이들에게 수술 외 방법은 휴식을 취하는 것뿐이다.


인사이트엘카코리아노동조합


하지만 하루 8시간도 넘게 굽이 있는 구두를 신고 일해야 하는 이들에게 휴식은 먼 이야기나 마찬가지다.


고객을 만족시켜야하는 '서비스 직'이라는 이유로 정해진 복장 규제에 오늘도 퉁퉁 부은 발을 이끌고 출근길에 나서는 이들.


여직원들이 꾸며야만 진짜 서비스가 될 수 있는 것일까라는 의구심마저 든다.


한편 지난 3월 300여 명의 샤넬화장품, 에스티로더, 크리니크, 바비브라운, 맥, 라메르 등의 화장품 판매사원으로 구성된 엘카코리아 조합원들이 '복장 파업'을 진행했다.


인사이트엘카코리아노동조합


노조원들은 불편한 유니폼 대신 사복을 입는 것과 임금인상, 인원충원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나섰다.


이들은 특히 '그루밍 룰(복장 규정)'이 위법이라 주장하면서 매일 색조 화장과 매니큐어, 신발 굽높이, 머리 모양까지 용모 규정을 지키는 것에 약 1시간 정도 소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샤넬코리아 노조위원장은 "'그루밍 룰'이 직원의 근무환경을 열악하게 하는 요소"라고 꼬집으며 복장 규정 완화를 요구한 바 있다.


이에 샤넬코리아 측은 노조와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협상 방안을 찾아 상생의 길을 만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여전히 판매직종에서는 보여지는 외모가 일종의 경쟁력으로 인식되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