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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를 향한 증오범죄로 사형당한 '지존파'의 피해자는 모두 '서민'이었다

부자에 대한 혐오로 똘똘뭉쳐 강간 살인등을 저지른 범죄 집단 지존파를 다시금 조명한다.

인사이트wowamazing


[인사이트] 한예슬 기자 = 국내에서 일베, 워마드 등의 사이트를 중심으로 증오 표현(hate speech)과 관련된 범죄가 증가한 가운데, 작년 미국 증오범죄(hate crime) 비율이 12% 가량 오르는 등 '혐오범죄'가 세계적인 문제로 떠올랐다.


이와 관련해 세계적으로 유래가 없는 '부자' 증오범죄 집단이 우리나라에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져 관심이 쏠렸다.


최근 온라인 미디어 와우어메이징(wowamazing)은 90년대 부자 증오범죄사건 지존파 사건을 재조명했다.


오직 살인만을 위해 행동하는 6명의 대규모 집단. 이 무시무시한 이들도 원래는 보통사람이었다.


인사이트wowamazing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생계가 나아지지 않았던 가난한 이들의 갈곳없는 분노는 '부자'들을 향했다.


두목 김기환(당시 26)도 그런 사람이었다. 김기환의 아버지는 김기환이 3살 때 사망했고 어머니는 몸이 불편했다. 누나는 9살 어린 나이부터 파출부 일을 하며 생계를 책임져야 했다.


공부도 잘했고 커서도 열심히 일을 했지만 나아지지 않는 경제 상황에 크게 상심한 김기환은 부자들을 질투했다.


1993년 김기환은 그리스어로 야망이란 뜻의 '마스칸'이라는 조직을 결성했다. 이는 나중에 수사과장에 의해 지존파라 불리게 된다.


인사이트히스토리후


못 배우고 가난한 사람들로 모인 지존파의 목적은 부자를 징벌하고 돈을 갈취하는 것이었다.


지존파의 행동강령은 다음과 같았다. "돈이 많은 자를 증오한다", "10억을 모을 때까지 범행을 계속한다", "배신자는 죽인다", "여자는 어머니도 믿지 마라".


이 여섯 남자들의 범행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이들은 총 5명의 사람들을 죽이고 그 중 여자는 윤간을 했다. 범행 과정에서 단검으로 찌르기 등 다양한 고문도 있었다.


인사이트김현양 / YouTube 'nixkorea'


지존파 행동대장 김현양(당시 22)은 "나는 인간이길 포기했다" 며 인육을 먹은 사실을 토로했다.


1994년 지존파는 어느 젊은 여성 이씨를 납치해 강간과 고문을 하고 다른 납치된 피해자에게 공기총 총구를 겨눠 살해하도록 시켰다.


어느 날 김현양이 손을 다치자 범인들은 이씨를 시켜 병원에 데려가도록 시켰다. 


이때 이씨는 김현양이 안 보는 사이에 가까스로 도주에 성공해 경찰에 신고를 하면서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인사이트YouTube 'nixkorea'


경찰은 이씨가 가지고 온 범인들의 휴대폰 번호 등으로 아지트 위치를 확인했고, 결국 전원 검거에 성공했다.


마침내 1995년 11월 2일 두목 김기환을 포함한 조직원 6명 전원에 대한 사형 집행이 이루어졌다.


부자들을 징벌해 가난한 서민들을 대변하는 영웅이고 싶어했던 그들. 


하지만 현실은 이상과 달랐다.


인사이트wowamazing


이들은 부자를 대상으로 범죄를 계획했으나 실천하기 전에 붙잡혔고 실제 피해자들은 모두 중산층 이하의 서민들이었다. 


이 시점에서 부자들을 타겟으로 하려 했던 증오범죄는 '실패'였던 것이다.


결국 아무 상관 없는 무고한 피해자만 양산한 그들은 서민을 대변할 수 없는 일개 범죄자로 죽음을 맞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