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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농장과 똑같다"…평생 철창에 갇혀 피만 뽑히는 '공혈견'이 처한 현실

다른 강아지들에게 혈액을 공급해주는 공혈견들은 뜬 장에 갇혀 피만 뽑히다가 결국 개고기 농장으로 팔려간다.

인사이트동물보호단체 케어 공식 홈페이지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사람이 외과 수술을 할 때 혈액이 필요한 것처럼 강아지도 수술할 때 혈액이 필요하다. 


강아지는 사람처럼 의지를 가지고 '헌혈'하지 못하기 때문에 인간은 '혈액'을 공급해주는 강아지들을 따로 마련해 놓는다. 


이렇게 마련돼 필요한 혈액을 제공하는 강아지가 바로 '공혈견'이다. 


수술이 필요한 반려견을 살리는 데 도움을 주는 고마운 녀석들이지만, 마땅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최근 휴가지에서 유기견이 급증하고, 자신을 버리고 달리는 주인의 차를 쫓아가는 반려견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도 공유되면서 시민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인사이트


인사이트동물보호단체 케어 공식 홈페이지


3년 전 공개됐던 영상을 바탕으로 전해진 소식이지만, 현재도 변함없이 유효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2015년 동물권 보호 단체인 '케어'는 한 방송사와 함께 공혈견을 관리 감독하는 업체를 찾았다. 이 업체가 관리하는 시설은 충격 그 자체였다. 


이 시설에서 평생 피를 뽑히는 강아지의 수는 300마리. 이 강아지들은 뜬 장 형태의 우리 안에 한 마리씩 갇혀 있었다. 


뜬 장은 강아지들의 배변이 바닥으로 떨어져 청소할 때는 수월하다. 그러나 강아지가 이곳에 오래 갇히게 되면 나중에 자신의 체중을 버티고 서 있지 못할 만큼 강아지 건강에 좋지 않다. 


인사이트


인사이트동물보호단체 케어 공식 홈페이지


이 시설의 위생 상태 또한 처참했다. 강아지들의 먹이는 인근 군부대에서 먹다 남긴 음식물 쓰레기였고, 강아지들의 물그릇은 오랫동안 씻지 않아 녹조마저 끼어 있었다. 


시설 바닥에도 오물과 토사물이 곳곳에 쌓여있어 강아지들의 건강이 심히 우려될 정도였다. 


문제는 이 강아지들에게서 채혈하기 위한 시설이나 인력 또한 없었다는 것이다. 채혈은 전문 수의사가 아닌 시설 관리인에 의해 지저분한 우리 혹은 시설 복도에서 이뤄졌다. 


인근 지역 주민들의 증언에 의하면 이곳에서 3년 동안 피가 뽑힌 강아지들은 결국 개고기 농장으로 팔려간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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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동물보호단체 케어 공식 홈페이지


이 업체는 전국에서 필요한 반려견 혈액의 90%를 공급한다. 이 업체가 폐쇄될 경우 전국에 있는 강아지들이 수혈을 받기 힘든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지난 2017년 농식품부와 해당 업체, 대학동물병원, 동물보호단체가 모여 상의한 끝에 지난해 9월 '혈액 나눔 동물의 보호·관리 가이드라인'을 제정했으나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했다.


실효성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동물보호 차원에서 '공혈견'을 학대하지 못하도록 하는 실효적인 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편 2015년 이후 해당 업체의 시설 관리가 어떻게 되고 있는지 전혀 알려지지 않은 상황. 


공혈견의 자율 규제마저 한 걸음도 내딛지 못하는 상황에 사람들의 걱정은 더욱 커져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