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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선 넓힌다며 전국 가장 아름다운 도로 '제주 비자림로' 나무 싹 잘라버린 제주도

제주도에서 비자림로 확장 공사를 시작하며 하늘로 쭉쭉 뻗은 그림 같은 풍경을 자랑하던 삼나무들이 모두 잘려나가게 됐다.

인사이트제주환경운동연합


[인사이트] 이경은 기자 = 한 폭의 그림과도 같았던 '제주 비자림로'의 풍경을 다시는 볼 수 없게 됐다. 


제주 비자림로(1112도로) 주변 삼나무들이 도로 확장을 위해 무참히 잘려나갔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지난 2일부터 제주시 구좌읍 대천교차로에서 송당리로 이어지는 비자림로 약 2.94km 구간을 왕복 2차선에서 4차선으로 대폭 넓히는 공사를 시작했다. 


인사이트공사 이전 비자림로 모습 / 제주관광공사 공식 홈페이지


공사가 시작되면서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풍경을 자랑하던 하늘로 쭉쭉 뻗은 삼나무들이 모두 사라져버렸다. 


지난 2002년 건설교통부가 추진한 제1회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로(대통령상 수상)로 선정됐던 '제주 비자림로'는 그렇게 평범한 도로로 변해버렸다.


해당 공사를 진행하면서 베어내는 삼나무는 하루 약 100그루, 앞으로 베어내야 하는 나무는 2천400여 그루에 달할 전망이다.


제주도는 비자림로 확장을 통해 지연 간 도로망의 연계성을 확보, 차량소통과 지역균형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내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이트제주환경운동연합


그러나 비자림로 공사를 바라보는 제주지역 환경단체의 입장은 달랐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지난 7일 성명을 통해 "비자림로 확·포장 공사를 즉각 중단하라"며 "제주도는 경관을 파괴하는 무리한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제주 동부지역 교통량 해소를 목적으로 삼나무를 훼손하고 있고 있지만 비자림로가 다른 도로보다 정체가 심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도로 확장에 따라 (오히려) 교통량이 증가해 더욱 혼잡해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들은 "제주도는 당장 공사를 중단하고 삼나무 숲길 보전 방안을 찾아야 한다. 필요한 사업이라도 숲길을 보전하면서 사업의 기대효과를 얻을 수 있는 대안 모색이 우선"이라며 "환경은 한 번 훼손되면 복원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아름다운 삼나무숲으로 유명한 제주 비자림로의 풍경을 앞으로는 볼 수 없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