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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두 눈이 멀기 전, 마지막으로 바다가 보고 싶어 이곳에 왔습니다"

시력을 잃게 된 한 남성은 마지막으로 평생 소원이었던 바다를 보기 위해 자전거로 700km를 달려갔다.

인사이트Facebook 'Anamarija Tomašković'


[인사이트] 김민주 기자 = 앞으로 평생 앞을 보지 못하게 된 한 남성은 마지막으로 바다를 보기 위해 자전거에 올랐다.


지난 21일(현지 시간) 온라인 미디어 래드바이블은 시력을 잃기 전 자전거를 타고 바다로 달려간 한 남성의 감동적인 사연을 전했다.


폴란드 남부의 노비타르크에 사는 마르킨 자르네키(Marcin Zarnecki)는 미숙아 망막증(ROP)이라는 눈병을 앓고 있다.


그는 하루가 다르게 심해지는 증상에 병원을 찾았고 의사로부터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들었다.


의사는 이미 한쪽 눈은 완전히 실명한 상태며 50%밖에 남지 않은 나머지 한쪽도 곧 시력을 잃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인사이트Facebook 'Anamarija Tomašković'


충격적인 소식에 마르킨은 좌절했지만, 금방 마음을 다잡고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일을 차근차근 생각했다.


그의 오랜 꿈인 크로아티아 아드리아해의 넓고 푸른 바다를 보는 것도 그중에 하나였다.


실직 상태였던 그는 그동안 어려운 형편에 바다로 갈 엄두도 내지 못했지만, 이번이 바다를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 생각해 아드리아해로 떠나기로 결심했다.


비행기나 기차를 탈 돈이 없었던 마르킨은 평소 아끼던 자전거 한 대를 타고 무작정 바다를 향해 출발했다.


그는 여행 중간중간 텐트에서 밤을 보내며 바다를 보겠다는 집념 하나로 2주 동안 약 700km를 달려갔다.


인사이트


인사이트Facebook 'Anamarija Tomašković'


마침내 아드리아해에 도착한 마르킨은 벅차오르는 심정으로 눈앞에 광활하게 펼쳐진 바다를 바라봤다.


생애 마지막으로 보는 바다였지만, 여행 자금이 부족했던 마르킨은 곧 집으로 떠나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생전 한 번도 만나지 못했던 크로아티아 사람들이 너도나도 마르킨을 돕겠다며 나서기 시작했다.


그의 소식이 지역 언론에 전해지면서 마르킨은 한순간에 유명인사가 됐던 것이다. 마르킨을 안타깝게 여긴 사람들은 서로 자신의 집에 머무르라며 호의를 베풀었다.


인사이트


인사이트Facebook 'Anamarija Tomašković'


사람들의 도움으로 마르킨은 아드리아해 근처 마을에 거주하는 아나마리야(Anamarija)와 그의 남편 알렌(Alen)의 집에서 머무르게 됐다.


그리고 그토록 보고 싶었던 바닷가에서 인생 최고의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아나마리야는 마르킨이 집으로 편하게 돌아갈 수 있게 페이스북에 그의 사연을 전해 모금을 진행하기도 했다.


마르킨은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바다에서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었다"며 "사람들의 도움을 절대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바다를 마음껏 보고 돌아갈 수 있어서 기쁘다"며 "이 기억을 오래 간직해 삶을 살아가는 원동력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