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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료공장 생기자 마을 주민 80명 중 25명 암에 걸린 전북 '장점마을' 미스터리

전북 익산 장점마을에서 마을 주민 80여명 중 25명이 암 투병을 했고 15명이 사망했다.

인사이트전북 익산 장점마을에 있는 비료 공장 / YTN


[인사이트] 진민경 기자 = 전북 익산 장점마을에서는 10년 사이 이상한 일들이 벌어졌다.


비만 오면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해 저수지 위로 떠 오르고, 암 확진 판정을 받은 주민 수가 빠르게 늘었다.


우연이라고 여길 수도 있다. 하지만 10년 동안 마을주민 80여 명 중 자그마치 25명이 암 투병을 했고, 15명이 사망했다.


피부암부터 폐암, 대장암까지 주민들에게 발병된 암 종류도 다양했다.


문제가 심각해지자 결국 정부 관계 당국까지 나섰다.


지난 19일 환경안전건강연구소는 환경부 의뢰를 받고 전북 익산 '장점마을' 환경오염 및 주민건강 실태조사를 진행했다며 1차 역학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인사이트장점마을 저수지서 비온 뒤 폐사한 물고기 / YTN


조사를 통해 장점마을의 암 유발성분은 청정지역과 비교해 무려 5배나 높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다음날인 20일 장점마을 주민대책위원장 최재철 씨는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모든 현상의 원인을 마을 인근에 있는 '비료공장'이라고 지적했다.


최 씨는 "2001년 7월 (비료)공장이 생기면서부터 문제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비료공장에서 나온 연기가 마을을 뒤덮어 대기가 오염됐고, 오염 물질이 흘러들어 지하수까지 오염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비료공장이 들어선 후) 마을에 사는 어린아이가 '숨이라도 제대로 쉬고 살았으면 좋겠다'고 일기에 적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최씨에 따르면 비료공장이 들어선 지 2개월 만인 2001년 9월 저수지 물이 까맣게 변한 뒤 물고기를 포함한 생물체란 생물체는 모조리 폐사했다.


인사이트YTN


이뿐만이 아니다. 마을 노인들이 갑자기 '가려움'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옷 위로 피가 흥건하게 묻을 정도로 긁고 또 긁는 이들이 늘어났다. 심지어 가려움증을 호소하던 어떤 이들은 '칼로 도려내고 싶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문제가 계속되자 비료공장을 경찰에 신고도 해봤지만, 노인들이 대부분인 마을에서 기업을 상대로 대응하기란 만만치 않았다.


신고 후 오히려 '그걸(공장에서 나온 연기와 오염물질) 사진으로 찍었느냐' 등 증거가 있는지 묻는 말만 되돌아왔다.


이후 주민들 민원이 끊이지 않자, 결국 익산시는 물론 중앙정부까지 장점마을을 조사하기로 했다.


인사이트YTN


환경부는 1차 조사 결과 장점마을에서 1급 발암물질로 지정된 '다핵방향종탄화수소'가 청정 지역보다 5배 높게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저수지에는 12가지의 발암 물질이 있고 그중 6가지는 치명적인 발암 물질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현재 문제로 지목된 비료공장은 파산 신청 후 문을 닫은 상태다.


하지만 오래된 건물이어서 구멍 난 지붕 틈으로 빗물이 들어가고, 고인 물이 강으로 유출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 적절한 조치가 시급하다.


인사이트YTN


최씨는 "사람이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졌다. 오전에는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오후에는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1년 안에 젊은 30대 중반의 젊은 사람이 췌장암에 걸리기도 했다"라고.


믿을 수 없는 사실을 열거하며 그는 "맨날 초상난다. 정부측은 바라만 보고 있어서는 안 된다. 정확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환경부는 오는 12월 최종 조사결과를 내놓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