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란 영상' 삭제하려 밤낮으로 '성인 동영상'만 보는 방심위 직원들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이경은 기자 = "잘 안 보이는데 앞으로 다시 돌려봐요"

정말 보기 싫지만, 음란사이트에 올라온 성관계 영상을 계속해서 돌려봐야 하는 직업이 있다.

그 직업은 바로 지난 4월 신설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디지털성범죄대응팀'이다.

모니터 앞에 앉은 직원들은 한 시도 눈을 떼지 않고 '성인 동영상'을 수차례 돌려본다. 영상을 삭제해달라는 신고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성과 관련된 불법 촬영물, 초상권 침해 정보만을 담당하는 대응팀은 6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매일 성범죄물을 처리하기 위해 음란물과 사투를 마다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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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응팀은 피해자 신고가 접수되면 원본 영상을 찾아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음란물을 반복해 봐야하는 수고를 겪는다.

정말 보기 싫고, 볼 때도 민망하지만 어쩔 수 없다. 

특히 화질이 좋지 않은 경우가 가장 곤혹스럽다. 얼굴, 성관계 장면 속 불법성 등을 확보하기 위해 수십 번씩 돌려보며 초 단위로 영상을 해부해야하기 때문이다.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사건의 경우에는 피해자의 신고 없이도 심의가 이뤄지는데 여성·남성 혐오주의 인터넷 커뮤니티가 사전 모니터링 대상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범죄물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에는 여관, 비디오방에서 찍힌 '몰카'가 대부분이었던 것에 반해 최근에는 변심한 옛 애인에게 복수하기 위해 무단으로 성관계 영상을 올리는 '리벤지 포르노'와 같이 동의되지 않은 불법 유포물이 늘어나고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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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도 음란 채팅을 하다가 신체 부위가 노출됐다며 신고하는 남성들도 생겨났다.

이 같은 불법영상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무차별적으로 유포되며 더 큰 피해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대응팀은 더욱 분주하게 영상을 분석하고 있다.

대응팀은 불법 촬영된 성 관련 영상물의 무차별적 확산으로 인권을 침해당하고 있는 피해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오늘도 모니터를 열심히 돌려보고 있다.  

불법 성인 동영상을 볼 때마다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어 다른 사람이 대신 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법도 하지만 대응팀은 피해자들을 위해 그 누구보다 열심히 영상을 들여다보고 있다.

한편 올 6월까지 방심위에 성범죄물로 접수된 피해 신고는 5646건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 신고 건수는 2977건으로 거의 2개 가까이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