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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가 휴가였는데"…전역 9개월 남기고 비행훈련 중 순직한 스무 살 상병

17일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마린온 2호기 추락사고로 숨진 스무 살 박모 상병의 유족이 사고의 진상을 명확히 규명하라고 촉구했다.

인사이트뉴스1


[인사이트] 황효정 기자 = 휴가를 나온다고 했던 스무 살 아들은 전역을 9개월 남겨두고 차가운 주검으로 돌아왔다.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마린온(MARINEON)' 2호기 추락사고로 순직한 해병대원 5명 가운데 병사로는 유일한 박모(20) 상병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19일 연합뉴스는 마린온 2호기 추락사고의 희생자 중 한 명인 박 상병의 유족을 만나 이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앞서 17일 오후 4시 45분께 경북 포항 비행장 활주로에서 상륙기동헬기 1대가 시험비행 중 10여m 상공에서 추락해 박 상병을 비롯한 해병대원 5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보도에 따르면 사망자 중 박 상병은 지난해 4월 해병대에 자원입대해 전역을 9개월 남겨 둔 상황이었다. 


인사이트뉴스1


박 상병은 평소 해병대원이라는 자부심이 무척 컸다고 한다. 그런 그는 만 20살의 나이에 제대로 꿈 한 번 펼치지 못하고 생을 마감했다.


지난달 박 상병은 부대를 방문한 아버지에게 마린온 헬기를 가리키며 "너무 덜덜거려 타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유족은 전했다. 


군의 설명과는 상반되는 발언이었다. 군은 해당 헬기에 관해 구입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성능도 우수하다고 말했다는 것.


유족의 주장에 따르면 추락한 마린온 2호기는 평소에도 사고 위험성이 컸으며, 이번 사고는 타서는 안 되는 헬기에 사람을 태워 발생한 인재(人災)였다.


유족은 "너무나 건강했던 몸이 사고로 심하게 훼손됐다"면서 "숯덩이처럼 새까맣게 타버려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었다"고 매체에 전하며 흐느꼈다.


인사이트뉴스1


이들 유족은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청원을 게재하며 비통함을 호소했다. 


자신을 박 상병의 작은아버지라 소개한 청원 게시자는 "사고 당일 밤 유가족이 포항 부대에 가니 부대 측에서는 사단장도 유가족에게 찾아오지 않았다. 언론에 영결식은 비공개로 진행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는데, 유가족은 관련 통보를 받은 적이 없고 (보도를) 허락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현재 박 상병 등 순직 해병대원 5명의 유족은 해병대 1사단 간부 숙소에서 임시로 지내고 있다.


군 당국은 1사단 안에 합동분향소를 마련하고 유족과 장례식 일정 등에 관해 협의를 시도하고 있으나 유족은 사고 원인 규명 및 책임자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장례를 치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이와 관련 해병대 관계자는 "유족과 여러 부분을 협의하고 있지만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며 "순직자에 대한 장례 절차는 유가족들의 의견을 따르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