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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로 기억 다 잃고도 매일 남편 얼굴 새겨진 '동상' 찾아오는 할머니

치매를 앓으면서도 매일 남편의 동상을 잊지 않고 찾아오는 아내의 사연이 공개됐다.

인사이트成都商报新闻热线


[인사이트] 장경윤 기자 = 중국 쓰촨성 농업 대학 앞에 세워진 하나의 동상.


한 백발의 노인은 매일 이곳을 찾아와 맨손으로 동상을 부드럽게 쓸어 내렸다.


바로 이 동상에는 그토록 보고 싶은 '남편의 얼굴'이 새겨져 있기 때문이다. 노인은 기억이 가물가물한 와중에도 남편에 대한 기억만은 절대로 잊어버릴 수 없었다.


지난 15일(현지 시간) 중국 매체 청두신문은 3년이 되도록 동안 매일 남편의 동상을 찾아오는 아내의 가슴 아픈 사연을 전했다.


인사이트成都商报新闻热线


농업 대학에서 학자로 일하는 저우 카이다(Zhou Kaida)와 그의 아내 리렌슈(LiRenshu)는 1956년 서로를 만나 사랑을 싹틔웠다.


둘은 곧 결혼에 성공해 딸 하나와 아들 3명을 낳으며 행복한 가정을 꾸렸다.


자식들이 "한 번도 부모님이 싸우는 걸 본 적이 없다"고 할 정도로 둘은 서로를 아끼며 지내왔다.


그러나 2013년 저우가 지병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리렌슈와 가족들은 커다란 슬픔에 잠기고 말았다.


인사이트成都商报新闻热线


그 무엇보다 소중한 남편을 잃었다는 충격 때문일까.


노환으로 몸이 좋지 않았던 리렌슈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더욱 쇠약해지기 시작했다.


리렌슈는 종종 어제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며 가벼운 치매 증세를 보이기도 했다.


인사이트成都商报新闻热线


그런 리렌슈가 다시 한번 힘을 내기 시작한 것은 2016년.


농업 대학이 저우가 농업 발전에 기여한 점을 높게 사 그의 동상을 도서관 앞에 세웠을 때이다.


리렌슈는 남편의 동상이 완성된 이후로 매일 이곳을 찾아와 시간을 보냈다.


그사이 아들의 이름을 완전히 잊어버릴 정도로 기억이 흐릿해졌지만, 리렌슈는 동상에 가야 한다는 것만큼은 절대로 잊지 않았다.


리렌슈는 이곳에서 한참 동안 비석을 쓸어내리며 그동안 못 했던 말, 하고 싶은 말들을 남김없이 쏟아냈다.


인사이트成都商报新闻热线


여러 고난에도 변함없이 사랑을 이어가는 리렌슈의 모습에 중국의 누리꾼들도 안타까움과 감동을 감추지 못했다.


누리꾼들은 댓글을 통해 "진정한 의미의 사랑이란 바로 이런 것", "눈물 밖에 흐르지 않는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90살을 앞두고 있는 리렌슈는 여전히 남편의 동상을 향해 매일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마치 남편에 대한 기억만은 머리가 아닌 '가슴'에 담아두기라도 했는 듯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