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보면 도저히 어떻게 다녔는지 모르겠다는 고등학교 시절 '시간표'
아침부터 저녁까지 숨 돌릴 틈 없는 살인적인 시간표를 고등학생 때는 어떻게 소화했던 건지 그 당시의 내 자신이 그저 대견할 뿐이다.
[인사이트] 이경은 기자 = "와, 진짜 저 때는 어떻게 다녔지"
깨알 같은 글씨로 아침부터 저녁까지 빽빽하게 채워진 시간표.
고등학교 시절, 공기마저 차가운 이른 새벽에 집을 나서면 칠흑 같은 어둠이 짙게 깔린 밤이 돼서야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 땐 그 시간표가 너무나 당연하게 여겨졌지만 시간이 지나 돌이켜보면 그 시절의 '나'는 그 시간표를 어떻게 소화했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만큼 시간표는 빽뺵하게 구성돼 있다.
특히 대학교에 가서 내 마음대로 여유 있게 시간표를 짜고, 거기다가 '공강 시간'까지 맛본 사람이라면 더욱 그런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50분 수업을 버티고 나면 주어지는 '쉬는 시간'은 겨우 10분. 이는 화장실만 잠깐 갔다가 다음 수업을 준비하기에도 너무나 짧은 시간이었다.
심지어 하루의 반이 넘는 시간 동안 머물러야 하는 학교에서 쉴 수 있는 시간은 점심, 저녁 시간을 다 합쳐도 채 4시간도 되지 않았다.
학교의 시간표가 끝났다고 하루 일정이 모두 끝난 건 아니었다. 야간자율학습을 끝내고 늦은 밤 독서실이나 학원을 가는 친구들도 많았다.
시험 기간에는 새벽까지 잠을 못 자고 공부를 하는 건 기본이고, 밤을 꼬박 샌 후 지친 몸을 이끌고 또 다시 학교로 향하는 게 고등학교 시절 우리들의 일상이었다.
학생부는 물론 내신 성적과 모의고사, 봉사활동까지 모두 챙겨야하는 숨 돌림 틈 없는 일정에 버스에 타면 모두 약속이나 한 듯 삼각 김밥이나 영어 단어장을 한 손에 들고 지쳐 잠들기 일쑤였다.
그럴 수만 있다면 보는 것만으로도 숨이 턱턱 막히는 스케줄을 소화하느라 수고했다며 그 당시의 내 자신을 그저 꽉 안아주고 싶을 뿐이다.
지금도 전국의 수많은 고등학생들이 그 시절의 '나'와 똑같이 힘들고 지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으리라.
오늘도 힘겹게 하루를 버텨내고 있을 그대들을 조용히 마음속으로 응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