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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주먹밥 하나 먹고 하루 17시간 일하는 CJ대한통운 택배기사입니다"

새벽 5시에 출근해 밤 10시에 퇴근하는 CJ대한통운 택배기사의 고단한 하루가 조명됐다.

인사이트

YouTube '한겨레TV'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하나라도 더 빨리 배송하기 위해 허겁지겁 주먹밥을 입에 밀어 넣으며 물건을 옮기고 있는 그는, CJ대한통운 택배기사다.


12일 한겨레TV는 택배기사 12년 차 원영부씨의 치열한 하루를 조명했다.


해도 뜨지 않은 새벽 5시 반, 원씨는 곤히 잠든 가족들을 뒤로하고 집을 나섰다. 1시간여를 달려 터미널에 도착했다. 


오전 7시부터 본격적인 분류 작업이 시작됐다. 쏟아지는 택배들 사이로 원씨는 자신이 배달할 물건을 하나하나 찾아야 한다.


인사이트YouTube '한겨레TV'


그 양도 어마어마하다. 원씨가 일하는 터미널에는 10톤 화물 트럭이 하루에 8대~12대가 들어온다. 트럭 한 대당 적게는 몇 백개, 많게는 3천 개 이상의 물건이 실려있다.


터미널에서의 작업은 보통 오후 1시~2시께 끝난다. 택배 분류에만 7시간 가까이 쏟는 셈. 원씨는 이 모든 작업이 '무임금'이라고 말한다.


그는 "말 그대로 공짜다. 주는 게 없을뿐더러 분류작업을 오래 한다고 월급이 늘어나는 건 아니다. 어떻게든 배송을 해야 건당 먹으니깐 분류시간이 길어지면 몸만 힘들다"고 토로했다.


배송해야 할 양이 있다 보니 자연스레 퇴근 시간도 늦춰진다. 빨리 집으로 돌아가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를 보려면 원씨는 서두르는 수밖에 없다.


인사이트YouTube '한겨레TV'


이날은 오후 1시부터 배송이 시작됐다. 점심시간은 따로 없다. 아파트 단지에 차를 세운 원씨는 주먹밥을 한입 물고 열심히 트럭에서 물건을 내려놓는다.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도 알 수 없다. 허기만 채워지면 또다시 아파트 계단을 뛰어다니며 배송을 한다.


배달하다 넘어져 다친 무릎은 파스 한 장, 진통제 하나로 해결했다. 가쁜 숨을 헐떡이며 원씨가 하루 동안 배송한 물량은 3백개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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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해진 밤 9시 원씨가 드디어 퇴근했다. 집에 도착한 시간은 밤 10시다. 어린 아들이 아빠를 보겠다며 잠을 안 자고 있었다.


아들의 재롱에 원씨 얼굴에도 금세 미소가 피어오른다. 곧바로 침대에 쓰러질 만큼 힘들지만, 원씨는 남은 힘을 끌어모아 아들과 놀아준다. 


그래야 함께 있어 주지 못하는 미안함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다. 그렇게 치열하고 고단했던 원씨의 하루가 끝이 났다. 


인사이트YouTube '한겨레TV'


주 52시간 근무가 도입됐지만 택배기사들의 주 평균 근무시간은 76.88시간이다.


CJ대한통운 택배기사들은 무임금 분류작업 등 열악한 노동 환경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와 관련 CJ대한통운 측은 "택배기사의 교섭 대상자는 본사가 아닌 택배 집배점이며, 분류작업은 택배 사업 도입 때부터 택배기사의 고유 업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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