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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중전화 부스에 들어간 사람들은 모두 눈물을 펑펑 쏟으며 나온다

먼저 떠난 이들을 마음에만 품고 괴로워하는 사람들을 위해 마련된 특별한 장소를 소개한다.

인사이트YouTube 'NHK'


[인사이트] 심연주 기자 = 아무리 보고 싶고, 목소리가 듣고 싶고, 가까이에서 느끼고 싶어도 절대 닿을 수 없는 사람이 있다.


바로 먼저 세상을 떠난 이들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더는 같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큰 상실감으로 다가온다.


죽음이라는 존재는 사람들 사이에 살아서는 절대 좁혀지지 않는 무한한 틈을 만들어버리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그저 언젠가 다시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끝없는 그리움 속에 남은 생을 살아갈 뿐이다.


인사이트YouTube 'NHK'


그리고 여기 먼저 떠난 이들을 마음에만 품고 괴로워하는 사람들을 위해 마련된 특별한 장소가 있다.


최근 여행 웹진 아틀라스 옵스큐라는 일본 혼슈 이와테현 해안가에 있는 오쓰치 마을의 공중전화 부스를 소개했다.


오쓰치 마을은 지난 2011년,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했을 때 높이 10m가 넘는 쓰나미로 바다에 잠겼다.


이 사건으로 마을 주민들은 전부 이재민 신세가 됐고, 사랑하는 가족들을 먼저 하늘로 떠나보내야만 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마을 주민 이타루 사사키는 이웃을 추모하기 위해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공중전화 부스를 설치했다.


인사이트Wikimedia Commons


공중전화 부스 안에는 전화선이 연결돼 있지 않은 낡은 전화기 1대와 방명록 1권이 놓여있다.


주민들은 매일 이곳을 방문해 죽거나 생사조차 확인되지 않은 이들에게 대답 없는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하고 싶은 말들을 쏟아내다가 사무치는 그리움과 먹먹함에 눈물을 펑펑 쏟아내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지자 3년 동안 무려 1만 명이 넘는 추모객들이 공중전화 부스를 방문해 희생자들을 기렸다.


그리고 사람들은 공중전화 부스에 '바람의 전화'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바람을 타고 멀리멀리 하늘까지 간절한 마음을 담은 목소리가 전해지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