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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걸리고도 집안 청소하는 아내 바라보며 눈물 펑펑 쏟은 할아버지

치매로 할머니가 변해가는 모습을 온전히 지켜봐야 했던 할아버지가 참아왔던 눈물을 쏟아냈다.

인사이트lovewhatmatters


[인사이트] 변보경 기자 = 치매 초기인 할머니가 조금씩 낯설게 변해가기 시작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거실에 있는 자식들을 못 알아 보거나, 근처 마켓이 어딨는지 까먹기 일쑤였다.


그런 할머니의 모습을 지켜보던 할아버지가 얼마 전 눈물을 쏟은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6일(현지 시간) 온라인 미디어 러브왓매터스는 미국 펜실베니아주 앤빌 마을에 사는 남성 베키 가코노(Becky Gacono)가 보낸 사연을 소개했다.


인사이트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할아버지가 화장실을 간 사이 치매 초기 진단을 받은 할머니가 마당을 뛰쳐나갔다.


남편이 자신을 버리고 어디론가 도망간 줄 알았던 할머니는 금방이라도 울 듯한 얼굴이었다.


뒤늦게 할머니를 발견한 할아버지는 아내를 달래며 품에 꼭 안아줬지만, 할머니는 진정이 되지 않는듯했다.


할머니는 할아버지에게 "나 두고 가지 마. 혼자 있는 게 무서워"라며 애원했다.


인사이트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ABC News


그때 할아버지에게 연락을 받고 황급히 달려온 아들 베키가 "나 혼자 남았어"라고 중얼거리는 할머니를 달랬다.


아들은 "엄마 혼자가 아니야. 나도 있고 아빠도 있잖아"라고 말했지만, 할머니는 몇 분 동안 "모두 날 떠났어"라고 이야기했다.


5분 뒤, 욕실에 들어간 할머니가 한참이 지나도 나오지 않았다.


걱정된 할아버지가 할머니를 찾아 화장실 문을 열어본 순간 할아버지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인사이트한참을 깨끗한 싱크대를 닦았던 할머니 / lovewhatmatters


할머니는 깨끗한 세면대를 맨손으로 벅벅 닦으며 "더럽잖아, 왜 안 지워지지"라고 혼잣말을 하고 있었다.


아름다웠던 젊은 시절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 할아버지.


그동안 아내가 치매에 걸렸다는 사실을 마음속으로 부정해왔던 할아버지는 아이처럼 변해가는 할머니의 모습에 치매를 인정하고 말았다.


혹여 자식들이 자신의 눈물을 볼까 할아버지는 뒤를 돌아선 채로 울음을 터뜨렸다.


그 모습을 보게 된 아들 베키는 조용히 거실로 들어가 함께 눈물을 훔쳤다며 '치매 여정'이라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부모님의 사연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