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이름은 '괴물·아수라백작'이 아니라 '김민혜'입니다"

인사이트EBS '메디컬다큐-7요일'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반쪽이, 괴물, 아수라백작"


마치 약속이나 한듯, 친구들이 김민혜씨를 놀리면서 했던 말이다.


스터지베버증후군으로 반쪽 얼굴이 붉게 변한 민혜씨는 별명 대신 자신의 이름을 꼭 되찾고 싶다.


지난달 22일 방송된 EBS '메디컬다큐-7요일'에서는 희귀 신경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는 민혜씨의 사연이 전해졌다.


민혜씨의 일상은 대부분 집에서 시작해 집으로 끝난다. 커피 한 잔 사먹는 것도 엄마에게 부탁하기 일쑤다.


인사이트EBS '메디컬다큐-7요일' 


민혜씨가 외출을 꺼리게 된 건 얼굴 반쪽을 가득 채운 붉은 반점 때문이다.


태어나자마자 한쪽이 붉었던 민혜씨는 몸 곳곳에 혈관종이 생기는 스터지베버 증후군을 진단받았다.


처음엔 붉은 반점만 있었는데, 갈수록 얼굴이 비뚤어지고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단순히 피부 증상만 있는 게 아니다. 뇌 쪽에도 혈관종이 생겨 경련, 뇌전증 등을 평생 안고 살아야 한다.


현재 의학기술로는 치료 방법이 따로 없다. 경련을 방지해주는 약을 먹는 게 전부다.


인사이트EBS '메디컬다큐 7요일' 


밖을 나설 때면 모두가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것만 같아 민혜씨는 자꾸만 움츠러든다.


차라리 가엽고 불쌍하게 여기면 괜찮다. 대놓고 놀리거나 조롱하는 사람들도 수두룩하다.


벌써 직장만 다섯 번을 바꿨다. 사람들의 시선을 피하기 위해 진한 화장을 하고 땅을 보고 걷는 것이 어느덧 습관이 됐다.


그런 민혜씨가 외출할 때 꼭 챙기는 것이 있다. 바로 이어폰이다.


민혜씨는 "사람들이 저를 보고 뒤에서 수군대지 않을까, 저에 대해 말을 하지는 않을까, 이런 걸 차단하는 거예요"라고 애써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상처를 받아왔던 것일까.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과 함께 따돌림과 폭행까지 당해야 했던 그는 자신에게 놓인 운명이 가혹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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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민혜씨는 삶을 포기하지 않는다. 얼마 전엔 자신의 능력을 알아봐 준 새 직장도 얻었다.


출퇴근 길이 마냥 쉽지만은 않지만 일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스스로 당당하면 세상도 함부로 할 수 없을 거라는 걸 조금씩 깨달아가고 있다.


최근엔 얼굴 축소 수술이 가능하다는 의사의 소견도 받았다. 비록 염증이 심해 당장은 어렵지만 분명히 나아질 것이라 믿는다. 


'완치'를 꿈꾸고 있는 민혜씨는 "다시 기회가 있을 거라고 믿고, 그렇게 믿어야죠"라며 당찬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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