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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과 치히로' 속 치히로는 '매춘부'를 모델로 했다는 말의 진실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속 치히로가 특정 직업에서 영감을 받은 인물이라는 해석에 대해 살펴봤다.

인사이트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인사이트] 진민경 기자 = 전 세계 팬들의 사랑을 받는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사랑스러운 그림체와 상상력을 자극하는 내용으로 남녀노소 불문하고 많은 이가 좋아하는 작품이다.


관객을 황홀하게 했다, 눈물짓도록 만드는 신비로운 영화.


대부분 장면이 익숙하리만큼 자주 본 이 영화에 지금껏 우리가 몰랐던 장치가 숨겨져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끈다.


인사이트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지금부터 할 이야기는 영화 속 작고 당찬 소녀 치히로, 그녀에 관한 내용이다.


과거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프로듀서 스즈키 토시오가 한 말에 따르면 치히로는 캬바쿠라, 즉 술집 접대부에서 영감을 얻은 캐릭터일 확률이 높다.


그는 2001년 잡지 '프리미어' 일본판에서 "감독인 미야자키 하야오가 '다른 사람과 잘 인사를 나누지 못하는 여성이 캬바쿠라로 일하며 쾌활해지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는 말을 듣고 이런 발상을 했다"고 밝혔다.


같은 시기 미야자키 하야오는 "현재 시대를 그리기에 무엇이 가장 적합한지 말한다면, 그것은 풍속(性)산업"이라고 언급했다.


인사이트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그러면서 그는 "해석은 각자가 알아서 하시라"는 말을 덧붙였고, 이후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성(性) 그리고 캬바쿠라(술집 접대부)에 대한 생각이 반영됐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이 같은 관점을 영화 내용과 관련지어보면, 실제 과거 일본에서는 영화의 배경이기도 한 온천에서 성매매가 이뤄지는 일이 많았다고 한다.


일본 에도시대 때 매춘부를 유조나 온뇨(湯女)라 불렀고, 그런 온천장 전체를 관리하는 여주인을 '유바바'라 칭했다고. 영화 속 온천장 이름 역시 '유바바'.


영화에서 손님으로 나오는 신들은 모두 남성으로 표현되고, 손님을 맞는 직원들은 대부분 여성인 점 또한 해석에 힘을 실어줬다.


영화 내 여러 장면에다 프료듀서 스즈키 토시오,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의 언급이 더해지며 치히로는 과거 일본 온천에서 일하던 소녀, 캬바쿠라의 견습단계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인사이트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그러다 1년 뒤인 2002년 미야자키 하야오는 한국 내한 후 가졌던 인터뷰에서 갑자기 그간의 해석들과는 어울리지 않는 내용을 언급했다.


당시 그는 씨네 21에 "10살 된 친구 딸을 보며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만들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친구 딸의 모습을 토대로 영화를 만들었는데, 이를 성매매와 연관 지어 이해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


인사이트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다만 앞서 일본에서 한 말을 생각해보면 갑작스러운 면도 있다. 시대를 풍자하고, 반영하고자 했던 그가 갑자기 친구의 딸에게서 영감을 받았다니.


일부에서는 감독의 태세 전환을 두고, 보수적인 시선을 가진 팬도 있는 점을 고려해 일부러 한 발 발을 빼려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어쨌든 영화란 감독이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세계관을 다양한 장치로 표현한 것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자.


미야자키 하야오는 직접 보고 느낀바, 짚고 싶었던 문제들 모두를 작품에 녹였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