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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월드컵에서 '자살골' 넣고 권총 피격당해 사망한 콜롬비아 선수

1994년 오늘은 콜롬비아 축구선수 안드레아스 에스코바르가 월드컵에서 자살골을 넣었다는 이유로 총격을 받고 숨진 날이다.

인사이트gettyimagesKorea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이 XX 자식아, 넌 콜롬비아로 돌아오지 않는 게 좋을 거다"


지난 6월 19일,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상대 팀 일본에 페널티킥을 내준 콜롬비아 선수 카를로스 산체스가 받은 살해 협박이다. 


24년 전인 1994년, 미국 월드컵에 출전했던 콜롬비아 선수 안드레아스 에스코바르에게도 같은 협박이 있었다. 


"선수들이 귀국하는 대로 살해하겠다"


그리고 그해 오늘(2일), 안드레아스 에스코바르가 권총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인사이트gettyimagesKorea


당시 콜롬비아는 미국 월드컵 지역 예선에서 당대의 최고 강호였던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홈에서 2대1, 원정에서 5대0으로 이기며 월드컵 우승 후보로 꼽혔다. 


지난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이라는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던 콜롬비아였기에 국민들의 기대 또한 엄청났다. 


기대가 무색하게도, 콜롬비아의 경기 결과는 좋지 못했다. 예선 1차전에서 루마니아에 1대3으로 패했고, 2차전에서는 미국에 1대2로 패배했다. 


특히 미국과 경기에서 에스코바르가 내준 페널티킥이 콜롬비아의 예선탈락에 가장 결정적인 원인으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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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콜롬비아 선수들은 마약 밀매 조직인 카르텔로부터 살해 협박을 받아야만 했다. 


두려움을 느낀 대표팀 감독은 에콰도르로 피신했고, 선수들도 귀국을 주저했다. 


자살골의 주인공 에스코바르는 죄책감을 안고 홀로 귀국길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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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 후 며칠 후인 7월 2일, 여자친구와 고향의 한 나이트클럽에 들렀던 에스코바르는 결국 괴한의 총격을 받고 목숨을 잃고 말았다. 


괴한은 "자살골에 감사한다"며 에스코바르에게 시비를 걸더니 방아쇠를 당겨 총 12발의 총탄을 쐈다. 


한 발을 쏠 때마다 "골!"이라고 소리치면서. 당시 에스코바르의 나이는 만 27세였다.


인사이트gettyimagesBank


죽기 하루 전날 에스코바르가 "자살골은 이상한 경험이었다. 내 인생이 끝나지 않는 한 잊을 수 없는 기억이 될 것"이라고 말한 것이 그의 유언으로 남게 됐다.


당시 전 세계 축구팬들의 애도 물결 속에 국제축구연맹(FIFA) 제프 블라터 회장은 에스코바르의 죽음을 이렇게 애도했다. 


"월드컵 역사상 가장 슬픈 날로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