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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이나 바꿔 심었는데 계속 말라죽은 '홍준표 나무', 결국 없앤다

이번에도 벌겋게 말라 죽어가는 '홍준표 나무'를 경남도청이 결국 뽑아내기로 했다.

인사이트MBN '굿모닝MBN'


[인사이트] 황효정 기자 = 이른바 '홍준표 나무'가 없어진다.


지난 26일 경상남도청은 도청 정문 화단에 심어진 '채무제로 기념식수', 일명 홍준표 나무를 오늘(27일) 오후 3시 철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홍준표 나무에 얽힌 사연은 이렇다. 지난 2016년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경남도지사로 일하던 당시 경남도청 정문 앞 화단 한복판에 직접 나무 하나를 심었다.


경남도의 채무를 모두 갚은 성과를 기념해 심은 식수로, 홍 지사는 나무 종류와 나무를 심을 위치까지 직접 고르며 신경을 썼다.


인사이트뉴스1


홍 전 지사가 처음 심은 사과나무는 4개월 만에 말라 죽었다. 경남도는 오래 산다는 주목(朱木)으로 나무를 교체했다.


주목은 나무 중에서도 수명이 매우 길어 '살아 천 년, 죽어 천 년'이라고 불리는 장수의 상징이다. 이 주목도 반년 만에 잎이 누렇게 변하면서 죽었다.


지난해 경남도는 또 다른 주목으로 교체했다. 이 나무가 지금 경남도청 앞에 있는 나무다. 이번 나무도 벌겋게 말라 죽어가고 있다.


나무가 고사할 수도 있지 않겠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특이한 점은 식수 근처에 심은 다른 화단과 나무는 신록이 푸르르게 잘 자라고 있다는 것.


인사이트경남도청 앞 / 뉴스1


경남도는 도청 직원을 동원해 3백만원을 들여 '홍준표 나무'만을 위해 차광막과 배수시설을 따로 설치하고 영양제를 주는 등 나무 살리기에 매달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하늘이 두 쪽 나도 살기 어렵다"며 나무가 살지 못하리라 내다봤다.


세 번이나 바꿔 심어진 홍준표 나무를 향한 지역주민들의 반응은 매우 싸늘했다. 지역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나무를 없애야 한다는 요구가 계속돼왔다.


이 나무가 상징하는 '체무제로'는 꾸준히 논란을 낳았다. 


진주의료원을 폐쇄하고, 무상급식을 중단하는 등 도민들의 삶의 질을 낮춰놓고 홍 전 지사 자신의 치적으로 맞바꾼 허구였다는 비판이었다.


인사이트경남도지사 퇴임식 당시 홍준표 / 뉴스1


고민 끝에 경남도는 도민들의 의견을 수용, 홍준표 나무를 철거하기로 했다. 


경남도 관계자는 "나무가 3그루째 고사를 했고, 도민들의 철거 요구도 계속돼 철거 결정을 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결국 뽑히게 된 홍준표 나무.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지난 13일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책임을 안고 당 대표에서 사퇴, 정치 생명이 '고사' 위기를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