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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살해한 뒤 잘게 다져 '김장독'에 묻어버린 남편

43년 전 오늘인 1975년 6월 20일, 인간의 상상을 뛰어넘는 '이팔국 아내 토막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악마를 보았다'


[인사이트] 황효정 기자 = 긴급기자회견을 요청한 경찰서장의 첫 마디는 "어떻게 이런 끔찍한 범죄가 다 있을 수 있습니까"였다.


43년 전 오늘인 1975년 6월 20일, 서울 종로구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범인은 당시 47세 남성 이팔국.


이팔국은 이날 아내와 심하게 다투다 격분해 목을 졸라 우발적으로 살해한다.


여기까지는 간혹 발생하곤 하는 부부싸움 간 살인이었다. 그다음이 문제였다. 시체를 말 그대로 '완전 분해'한 것.


이팔국은 죽은 아내를 집안 목욕탕으로 옮겼다. 먼저 피부와 머리카락부터 태워서 없앤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추격자'


그다음 시신의 뼈와 살을 톱 등으로 토막 내고 분리했다. 뼈는 갈아서 연탄재와 섞어 위장하고, 내장은 잘게 다져 하수구에 흘려 버린다.


근육 등을 비롯한 남은 살덩이는 김치독에 김치와 함께 파묻었다.


5시간여에 걸쳐 단 한 점 남김없이 사체를 처리한 이팔국은 집안 소독까지 마친 뒤 이후 평소와 다름없이 생활했다. 


산책까지 즐기며 완전범죄를 노렸던 이팔국은 엄마가 사라진 데 의문을 품은 딸의 신고에 덜미를 잡혔다.


아이들은 경찰 진술에서 "둘이 싸우다 조용해졌다. 아침에 일어나니 뭔가 태운 냄새와 정육점에서 나는 냄새가 섞여서 났는데 아버지가 '벌레가 끓어 그런다'며 소독을 했다"고 증언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긴 심문이 이어지자 이팔국은 결국 범행 내용을 자백하기 시작했다. 자백을 받아낸 경찰이 온 인력을 총동원해 사체 증거를 찾았다. 그러나 어떤 잔해도 찾아내지 못했다.


나중에서야 목욕탕을 다 뜯어내다시피 하며 수색작전을 벌여 작은 뼛조각 몇 개를 발견했을 뿐이었다.


검거 일주일 뒤 현장 검증이 있던 날, 주민들이 몰려 욕설을 외치는 가운데서도 이팔국은 어떠한 표정 변화 없이 목을 조르는 순간부터 사체 분해까지 과정을 냉정하게 재연했다고 전해진다.


법원은 이팔국에 사형을 선고했다. 이팔국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와 상고를 거듭하며 재심을 청구했으나 기각됐다. 


사건 발생 2년 6개월이 지난 1977년 11월, 잔인한 범죄라면 수없이 겪어봤을 경찰 간부마저 몸서리치며 혀를 내두르게 만든 이팔국은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