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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과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다 '노래방 도우미'하게 된 여대생

생활고에 시달려 노래방 도우미로 일하게 된 20대 대학생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이소현 기자 = "이제 저는 가족들과 평생 얼굴 보고 못 살 것 같습니다…"


생활고에 시달려 노래방 도우미로 일하게 된 20대 대학생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자신을 '노래방 도우미'라고 소개한 누리꾼의 이야기가 올라왔다.


그가 독특한 직업을 갖게 된 사연은 이랬다. 


누리꾼 A씨는 "알코올중독에 가부장적인 아버지와 매일 두들겨 맞는 어머니 사이에서 자랐다"며 가정폭력이 난무한 가정에서 혹독히 자라왔음을 전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의 말에 따르면 그는 술에 빠져 사는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에게 한마디 말도 못 꺼내는 어머니 사이에서 힘들게 살아왔다.


A씨가 중학교 3학년 때 아버지는 술로 모자라 가스를 흡입하기 시작했다. A씨는 그런 아버지의 모습에 충격받고 경찰에 신고했지만 훈방조치가 다였다.


아버지는 자신을 신고한 친딸 A씨에게 보복심을 품고 코피가 터지고 온몸이 피투성이가 될 정도로 때리기도 했다.


결국 아버지는 정신병원에 입원했고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이 일이 있고 난 뒤 아버지 없이 생활고에 시달리던 A씨는 고등학교 1학년이 되자 닥치는 대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이어나갔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정신병원에 자신을 가둔 A씨와 A씨의 어머니에게 협박을 일삼던 아버지는 결국 이혼을 당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어머니는 아버지의 죽음으로 심한 자책감을 느꼈고 A씨에게 모든 감정을 쏟아내기만 했다.


그사이 공부를 이어가며 원하는 대학까지 합격했던 A씨는 공장에서 일하라는 집안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대학에 진학했다.


그러나 대학 생활 또한 만만치 않았다. 한 달에 12만원씩 받는 생활비로는 자취방 전세대출금과 생활비를 충당할 수 없었다.


A씨는 결국 조금 더 시급이 쎈 아르바이트를 찾다가 주말 노래방 도우미로 일하게 됐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대학교 종강 직후 집에 간 A씨는 또다시 시작된 어머니의 '감정 쓰레기통' 노릇에 지쳐 화를 냈다.


그러자 어머니는 A씨가 노래방 도우미로 일한다는 사실을 가족들에게 알렸고 "연을 끊자"고 이야기했다.


일순간 가족을 잃은 A씨는 "가족들과 평생 얼굴을 못 보게 될 것 같다"며 "이렇게 연을 끊는 게 맞는 것인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하다"고 호소했다.


이어 "웃으며 술 따라주는 것에 대한 합리화는 할 생각 없다"며 "결혼도 연애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갓 성인이 된 어린 나이에 당장 생활비를 걱정하며 결혼도, 연애도 포기해버린 A씨의 사연은 많은 누리꾼을 안타깝게 했다.


한편 경찰청에 따르면 가정폭력 사건은 2015년 1만 1,908건, 2016년 1만 3,995건, 2017년 1만 4,707건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그러나 KOSIS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2016년 피해자가 가정폭력상담소 등 지원기관의 도움을 받거나 경찰에 신고한 경우는 겨우 51%에 지나지 않았다. 


명백한 범죄이자 단란한 가정을 파탄 내는 가정폭력을 가정 내 갈등 정도로 취급하고 '그러려니' 넘어가는 일이 부지기수기 때문.


A씨와 A씨의 어머니처럼 가정폭력으로 인해 정신적, 금전적 피해를 입고 가족들의 연까지 끊게 되는 안타까운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