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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투병하는 아내의 연명치료를 남편이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아픈 아내가 더 이상 고통받지 않고 편하게 지내다가 삶을 끝낼 수 있도록 남편은 아내의 연명치료를 포기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이경은 기자 =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아내가 세상을 떠나는 그날까지 고통 없이 편하게 지낼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사랑하는 아내가 고통 속에서 몸부림치는 모습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만 봐야하는 남편의 심정을 감히 누가 헤아릴 수 있을까.


아내를 낫게 할 확실한 방법을 아는 누군가가 있다면 남편은 그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매달려서라도 그 방법을 알아내고 싶은 마음일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기도하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면 남편은 아내가 최대한 육체적 고통을 겪지 않기만을 바랄 것이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gettyimagesbank


지난 12일 국내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아내가 살아있을 동안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연명치료를 포기하고 통증치료에만 전념하기로 한 남편의 사연이 올라왔다.


사연의 주인공 A씨는 얼마 전 아픈 아내를 호스피스 병동으로 옮겨줬다.


더 이상 연명치료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아내의 뜻을 들어주기로 한 것.


주치의는 계속 치료를 하자고 주장했지만 몇 년 전 간암으로 돌아가신 어머니의 간병을 직접하며 고통 받는 환자의 삶을 옆에서 지켜본 아내는 연명치료 받는 것을 원치 않았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gettyimagesbank


A씨의 아내는 당장 임종이 닥친 상황은 아니었지만 하반신 마비와 머리 등 온몸에 퍼진 암세포로 인한 통증과 구토로 매일 고통 속에 살았다.


계속된 항암치료는 A씨의 아내에게 괴로움만 더해줬고, 더 이상의 호전은 기대하기 어려워 결국 호스피스 병동으로 옮기기로 했다.


A씨는 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 치료 대신 통증을 덜어주기 위한 치료만 하는 호스피스 병동으로 옮긴 게 정말 잘한 일인지 확답을 할 수 없어 마음이 힘들었다.


하지만 호스피스 병동으로 옮긴 지 3일 째가 되자 A씨는 잘한 결정이 맞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gettyimagesbank


그동안 음식에 손도 대지 않던 아내는 육체적 고통이 사라지자 조금씩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또 내내 찡그린 채 고통스러운 표정만 짓던 아내는 A씨와 대화도 나누기 시작했다. 대화 중 아내의 얼굴에는 간간히 미소가 피어나기도 했다.


그렇게 두 사람은 그 동안 잊고 살았던 지난 날 즐거웠던 추억들을 떠올리며 대화를 이어가는 시간이 많아졌다.


A씨는 아내가 언제까지 자신의 곁에 있어줄 지는 모르겠지만 세상을 떠나는 그 날까지 지금과 같이 편안한 모습으로 지내다가 갈 수 있길 간절히 바란다고 전했다.